[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번 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에 시장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20일(현지시간) 금값은 달러 약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에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재고 감소 소식에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0.9% 상승한 온스당 3388.50달러에 마감됐고,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1일 오전 3시 23분 기준 3344.37달러로 0.9% 올랐다.
이날 공개된 연준의 7월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지만,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9월 정책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약 85% 반영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리사 쿡 연준 이사 사퇴를 요구했고, 해당 소식에 달러화가치는 하락했다. 주요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0.13% 내려 금값 상승을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모기지 사기 의혹에 연루됐다면서 사퇴를 압박했는데, 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개인 비위 논란을 넘어 연준 인사 지형을 재편하려는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장의 관심은 금요일 열리는 연례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로 옮겨갔다.
RJO 퓨처스의 시장 전략가 밥 하버콘은 "만약 파월이 비둘기파적(완화적) 발언을 한다면 금에는 호재가 될 것이다. 금은 이자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금은 온스당 3350달러를 돌파하고 궁극적으로는 3400달러를 다시 시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 리스크도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위해 파견될 유럽의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위한 미국의 공군력 지원 방안 마련을 군 수뇌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는 마리아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이 "나토 회원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형태의 군대 파견도 거부한다"고 재차 경고하는 등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2026년 중반 금 가격이 온스당 4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그 근거로 ▲중앙은행들의 구조적으로 강한 금 수요 ▲연준 완화정책에 따른 ETF 유입 ▲12개월 내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30%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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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미드랜드에 있는 원유 생산설비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유가는 재고 감소 소식에 1% 넘게 올랐다. 투자자들은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현재 유지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의 다음 단계를 주시하고 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1.05달러(1.6%) 올라 66.84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86센트(1.4%) 상승한 배럴당 63.21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8월 15일로 끝난 주간에 에너지 기업들이 원유 재고에서 600만 배럴을 인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 설문에서 분석가들이 예상한 180만 배럴 감소와, 화요일 미국석유협회(API)가 추정한 240만 배럴 감소보다 훨씬 큰 수치였다.
어게인 캐피털의 파트너 존 킬더프는 "꽤 큰 폭의 원유 감소가 있었다. 수출 반등이 있었고 정제 수요도 강했다"면서 가격 강세를 뒷받침하는 보고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에 소극적일 수 있음을 인정했다.
러시아는 2024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원유 생산국으로, 대러 제재가 완화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 러시아산 원유가 늘어날 수 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미 지상군을 파병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의 일환으로 공중 지원은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는 자신들이 참여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 안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막다른 길"이라고 경고하며, 서방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러시아는 또한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도에 대한 원유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델리 주재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는 러시아가 곧 인도 및 중국과 3자 회담을 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ANZ의 수석 원자재 전략가 다니엘 하인스는 보고서에서 "러시아와의 갈등이 빠르게 해결될 가능성은 이제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