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뉴욕 증시 개장 전 미 주가지수 선물이 18일(현지시간) 하락세로 출발했다. 지난주 연속 상승세 이후 높아진 밸류에이션 우려 속에 잭슨홀 심포지엄, 대형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 미·우크라·유럽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 관망세가 짙어졌다.
미 동부 시간 오전 9시 5분(한국시간 오후 10시 5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S&P500 E-미니 선물은 7.00포인트(0.11%) 하락한 6,464.50에 거래됐고 다우 선물은 15.00포인트(0.03%) 내린 4만35,025.00을 나타냈다. 나스닥100 선물은 38.00포인트(0.16%) 밀린 2만3,766.00을 기록했다.
세 지수는 직전 주까지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다우는 한 주간 1.7% 오르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S&P500은 0.9%, 나스닥은 0.8% 각각 상승했다. 최근 5주 중 4주 동안 오름세를 보이며 강세 흐름을 이어왔다.
![]() |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블룸버그] |
◆ 잭슨홀 심포지엄 앞두고 관망세
이번 주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21~23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집중돼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연설을 통해 금리 인하 속도와 정책 방향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25bp(1bp=0.01%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85% 가까이 반영하고 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전의 99%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연내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도 다소 낮아졌다.
최근 지표에 따르면 고용시장의 둔화는 뚜렷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가 아직 소비자 물가에 본격 반영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비자 물가로 전이되는 생산자 물가가 지난달 예상을 크게 웃돈 탓에 시장은 연준이 금리 인하와 관련해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완화적) 기조를 보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
지난해 8월 25일 와이오밍주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블룸버그] 2024.08.22 mj72284@newspim.com |
이번 주에는 월마트, 홈디포, 타겟, 로우스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관세 부담 속에서 미국 소비가 얼마나 견조한지 확인하려 한다.
지금까지 발표된 실적은 양호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현재까지 S&P500 기업의 92%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이 중 약 82%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베어드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 분석가는 최근 S&P500 이퀄 웨이트 소비재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관세 우려가 과장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소비 둔화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우려가 과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유통 대형주 실적...미·우크라·유럽 정상회담 '주시'
지정학 리스크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오늘 예정된 미·우크라·유럽 정상 간 회담을 앞두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 반환 요구를 포기하고, 나토(NATO) 가입 추진 역시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조건이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현실적인 출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평화안 수용을 강하게 설득할 계획이다. 시장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그리고 미국·유럽이 어느 정도까지 러시아와의 절충안을 용인할지가 향후 지정학 불확실성을 좌우할 관건으로 보고 있다.
개별 종목별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종목코드:TSLA)는 영국 내 판매 부진으로 리스 차량에 최대 40% 할인 소식이 전해지며 개장 전 주가가 0.6% 하락했다. 반면 ▲노보노디스크(NVO)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질환(MASH) 치료제로 승인받으면서 개장 전 거래에서 4.4% 급등했다. 회사 측은 "미국 내 약 2,200만 명이 MASH를 앓고 있으며, 위고비는 질환 진행을 막고 간 손상을 되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매수한 종목으로 관심을 끈 ▲유나이티드헬스(UNH)는 전장 12% 급등에 이어 이날 프리마켓에서 2.8% 추가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코인베이스(COIN)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는 비트코인 가격이 2% 넘게 하락하면서 일제히 1% 넘게 하락하고 있다. 이더리움 관련주로 분류되는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MNR)와 ▲샤프링크 게이밍(SBET)도 이더리움 가격 하락 속에 주가가 1~3% 하락하고 있다.
![]() |
노보 노디스크 로고 [사진=블룸버그] |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