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8-06 14:24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자진 탈당으로 당내 징계를 회피하려던 이춘석 의원에 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명 결정을 내리며 기강잡기에 나섰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에서 보좌진 명의로 된 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며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진 이 의원은 전날 자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당초 민주당은 이 의원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었는데, 이 의원이 자진 탈당하면서 더 이상 당내 조사나 징계 등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날 오전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기강을 확실하게 잡도록 하겠다"며 당규에 따라 이 의원을 당에서 제명하겠다고 말했다.
![]() |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5.08.04 pangbin@newspim.com |
민주당 당규 제18조에는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징계 혐의자가 탈당하는 경우 각급 윤리심판원은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 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제19조에는 '윤리심판원은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징계 사유의 해당 여부와 징계 시효의 완성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정 대표의 당선 일성은 보좌진 갑질 의혹의 강선우 의원에 대한 감싸기였다"며 "왜 이춘석 의원에 대해서는 비도 안 맞아주고, 울타리도 쳐주지 않는 것인가"라며 정 대표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최근 취임한 정 대표 입장에서는 보좌진 갑질 의혹보다 주식시장 내 불공정 거래를 엄단하겠다는 정부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국회의원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11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날로 삼겠다"며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엄단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당대표로서 논란을 잠재울 강력한 결단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의 제명 결정에 따라 이 의원은 앞으로 복당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의원의 복당 가능성은 차단된 것인가'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대변인은 "제명은 이번 문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조치고, 국민적 눈높이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의지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도 이 의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전날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이 의원을, 이 의원이 사용한 주식 계좌의 명의자인 보좌관 차모 씨를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이 의원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차명으로 주식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 종결의 건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2025.08.05 pangbin@newspim.com |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