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지난 9월 금리 인상 이후 가계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기로 판단했다.
다만 물가의 일시적 변동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 상승률이 목표치인 2%와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2013년 물가안정 목표를 도입한 지 약 13년 만에 사실상 목표 달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BOJ는 30일까지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인 무담보 콜 익일물 금리의 유도 목표를 현재 수준인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9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다수의 찬성으로 동결안을 의결했다.
지난 9월 회의에서 3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만큼, 이번에는 금리 인상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물가 판단의 변화다. BOJ는 함께 발표한 분기별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와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에 있다"고 밝혔다. 2% 목표에 사실상 도달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2013년 1월 목표를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BOJ는 그동안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2%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2026회계연도 하반기부터 2027회계연도에 걸쳐 목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최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압력에 임금 인상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더해지면서 물가 상승세가 이어졌고, 당초 예상보다 일찍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BOJ는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앞으로도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목표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곧바로 금리 인상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가 상승률을 2%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도 나왔다.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은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2% 목표에 도달한 만큼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금리를 1.5%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다수의 반대로 부결됐다.
BOJ는 2013년 1월 물가안정 목표를 도입한 뒤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 체제에서 대규모 국채 매입 등을 통한 이른바 '이차원(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추진하며 조기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장기간 이어진 디플레이션 심리를 떨쳐내지 못해 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2% 목표 달성 이후 BOJ의 금리 인상 경로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경제·물가 전망,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