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에 테슬라·퀄컴·시놉시스 핵심 인사들을 대거 불러 모으며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 확보전에 나선다.
다만 성과급 갈등이 총파업 위기로 번지면서 첨단 반도체 공급 안정성과 글로벌 고객사 신뢰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안정성과 고객 신뢰를 흔들며 향후 파운드리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SAFE 포럼'을 연다. SAFE 포럼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글로벌 고객사와 설계자산(IP), 전자설계자동화(EDA) 기업 등을 대상으로 차세대 공정 전략과 생태계 협력 방향을 공개하는 행사다.
◆테슬라·퀄컴·시놉시스 총출동…삼성 SAFE 포럼 열린다
올해 포럼에는 테슬라 AI 소프트웨어 총괄인 아쇼크 엘루스와미(Ashok Elluswamy), 글로벌 EDA 업계 1위 기업 시놉시스(Synopsys)의 사신 가지(Sassine Ghazi) 최고경영자(CEO), 퀄컴 데이터센터·AI 인프라 사업 책임자인 토니 피알리스(Tony Pialis) 등이 연사로 참여한다.
먼저 아쇼크 엘루스와미는 테슬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FSD)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AI 개발을 총괄하는 핵심 인물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AI 전략을 실무에서 이끄는 대표 기술 책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테슬라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 파트너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와 약 22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수주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 CEO도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를 직접 언급한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 X를 통해 차세대 AI 칩 'AI5' 설계 완료 소식을 알리며 "생산을 지원해준 삼성전자와 TSMC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칩이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되는 AI 칩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2나노 전선 확대…시놉시스·퀄컴 협력 주목
시놉시스는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반도체를 실제로 생산하기 전에 칩 구조를 설계·검증하는 소프트웨어와 설계자산(IP)을 공급한다. 엔비디아·퀄컴·AMD·애플·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팹리스와 파운드리 기업 대부분이 시놉시스 툴을 사용한다. 특히 첨단 2나노·3나노 공정에서는 설계 난도가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EDA 기업과의 협력이 사실상 필수로 꼽힌다. 사신 가지는 지난해 시놉시스 CEO에 오른 인물로, 반도체 설계와 AI 기반 EDA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삼성 파운드리와 시놉시스의 관계도 상당히 깊다. 삼성전자는 SAFE 포럼을 통해 시놉시스와 차세대 공정 설계 생태계를 공동 구축해왔다. 특히 삼성전자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에서는 시놉시스 EDA 툴과 설계 IP 최적화 협력이 핵심 축으로 꼽힌다.
토니 피알리스는 현재 퀄컴의 데이터센터·AI 인프라 사업 부문을 이끄는 핵심 임원이다. 퀄컴과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관계도 매우 깊다. 퀄컴은 삼성 파운드리의 대표적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고객사 가운데 하나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스냅드래곤 시리즈 상당수가 삼성전자 첨단 공정에서 생산된 경험이 있다. 수율 문제로 일부 물량이 TSMC로 이동하기도 했지만 양사는 여전히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관계가 다시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2나노 GAA 공정에서 퀄컴 차세대 모바일·AI 칩 수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테슬라와 함께 퀄컴 역시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핵심 AI 반도체 고객군으로 꼽힌다.
◆"한번 신뢰 흔들리면 끝"…AI 고객사들 공급망 촉각
테슬라 차세대 AI 칩은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지만, 첨단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사들이 기업 전반의 운영 안정성과 조직 리스크 관리 능력까지 함께 평가하는 산업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안정성과 고객 신뢰를 흔들며 향후 파운드리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은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누가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첨단 AI 칩은 고객사 인증과 양산 안정화에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한번 공급 신뢰가 흔들리면 고객 이탈과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생산 차질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최대 100조원 규모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순 생산 중단 손실뿐 아니라 제품 납기 지연에 따른 고객사 배상금과 추가 수주 차질 가능성까지 반영된 수치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은 한번 신뢰가 흔들리면 고객사를 다시 확보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현재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단기 생산 손실보다 고객 신뢰 훼손을 더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