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뉴스핌] 남정훈 기자 = 우리카드 박철우 감독대행에게 묵묵히 지켜보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명장, 신치용 전 감독이다. 사위의 첫 사령탑 도전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카드는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0(25-23, 25-22, 25-22)으로 완파하며 연승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조직적인 운영으로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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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카드 박철우 감독대행. [사진 = KOVO] |
이날 승리로 우리카드는 시즌 성적 8승 12패, 승점 24를 기록했다. 순위는 여전히 6위지만, 5위 OK저축은행(9승 11패·승점 28)과의 격차를 눈에 띄게 줄였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도 다시 키우게 됐다.
이날 승리의 중심에 주포 하파엘 아라우조(등록명 아라우조)가 있었다. 아라우조는 공격성공률 61.54%를 기록하며 20득점을 책임졌다.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도 각각 두 개씩 보태며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기 후 박 대행은 "아라우조는 타점이 워낙 뛰어난 선수다. 한태준이 그 장점을 잘 살려서 볼 배급을 했고, 아라우조도 어려운 상황에서 결정적인 공격을 많이 성공시켰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 역시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 앞에서 공격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활로를 잘 찾아줬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오더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잘 버텨줬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블로킹에서의 성과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박 대행은 "한선수가 어떤 패턴으로 경기를 풀어가는지, 언제 속공을 많이 사용하는지를 사전에 분석했다. 이런 주문은 경기 도중에 하면 늦다고 판단해 미리 선수들에게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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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우리카드 선수들이 8일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 = KOVO] 2026.01.08 wcn05002@newspim.com |
이어 "다만 경기 안에서는 미들블로커들에게 어느 정도 자율성을 줬다. 모든 걸 지시하면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오기 어렵다. 선수들 각자 경기를 보는 눈이 있기 때문에 그 판단을 존중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선수 주도형 운영'이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연승이라는 결과와는 달리, 감독대행이라는 자리는 여전히 낯설고 무겁다. 박 대행은 "많은 감독님들이 감독 자리는 외롭다고 하셨는데, 이제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라며 "책임감과 부담이 분명히 크다.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순간은 정말 즐겁지만, 내 선택 하나가 선수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조심스럽다. 솔직히 선수로 뛸 때가 더 편했던 것 같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조언을 구하는 인물에 대한 질문에는 웃음을 터뜨렸다. 박 대행은 "답이 이미 정해져 있는 질문인 것 같다"라며 "장인어른께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세세하게 조언을 해주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옆에 최고의 선생님이 계시다는 점 아닐까 싶다"라며 신치용 전 감독을 향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목표를 묻자 박 대행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지금은 목표라는 걸 말할 단계가 아니다. 매 순간에만 집중하고 있다"라며 "훈련할 때는 훈련에, 준비할 때는 준비에 집중하고, 다음 경기가 오면 또 그 경기만 생각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감독대행이라는 이유로 먼 미래를 이야기하는 건 건방진 일인 것 같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겠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