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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 상호관세 발효 목전…정부·기업 '원팀' 막판 총력전

기사등록 : 2025-07-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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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김정관·여한구, 러트닉 상무장관과 협상
관세 발효일 전날 베센트 재무장관과 협상 예정
삼성·한화도 반도체·조선 대미 협력 강화 관측
"美, 중국과 유화국면…동맹국에 전리품 챙겨"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한미 관세협상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정부가 협상 타결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앞서 한국이 제안한 대규모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미국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의 "최선의, 최종적인 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는 강한 요구는 거듭되는 상황이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9일 오후 3시(현지시각)부터 약 2시간 동안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 협의를 진행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동석했다.

한국 정부는 상호관세 발효일(현지시각 8월 1일)이 다가오자 그간 산업통상 분야로 집중된 미국 정부와의 고위급 대화를 경제 및 외교 분야까지 확대하면서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 상호관세 발효 이틀 앞두고 정부·기업 총출동

구 부총리는 31일(현지시각)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만나기 위해 전날 출국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만나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2025.07.30 photo@newspim.com

다만 한국이 준비한 '1000억달러+α(알파)' 규모 투자계획이 미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 타결에는 난관이 예상됐다.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러트닉 장관이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한국 당국자에게 관세 협상과 관련해 "최선의, 최종적인 무역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한미 협상은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본부장이 러트닉 상무장관과 여러 차례 진행했다. 김 장관은 지난 23일 워싱턴 D.C.로 출국해 러트닉 장관의 뉴욕 자택과 스코틀랜드 등에서 세 차례 만났다. 

대미 투자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국 대기업 총수들도 워싱턴 D.C.로 집결하면서 미국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5일 러트닉 장관 뉴욕 자택에서 열린 한미 간 협상에서 김정관 장관은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제안, 러트닉 장관도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삼성전자가 22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가 급등 중인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이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2025.07.28 yooksa@newspim.com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국 워싱턴 D.C.로 건너가 미국 측 주요 인사와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선 협력은 한국 정부의 주요 협상 카드로 급부상했다. 한화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한화 필리조선소를 인수·운영 중이다. 한화그룹은 한미 협상 지원을 위해 필리조선소 추가 투자와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을 대미 투자 계획을 정부에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날 워싱턴 D.C.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 및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협력이 한국의 또 다른 협상 카드가 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재용 회장과 화상 통화를 했고, 삼성전자와 대규모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고 밝힌 바 있다.

◆ 트럼프, '관세전쟁' 중국에 유화책…동맹국엔 몰아붙여

앞서 미국과 중국은 29일(현지시각) 관세전쟁 '휴전'을 90일 연장하는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각국 정상의 승인 절차만 남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이 "잘 됐다"고 밝혔다. 또 자신과 시진핑 주석이 서로 만나고 싶어 한다면서 연내 회동을 전망했다.

미중 3차 고위급 무역 협상 결과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 양국 협상 대표단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무역협상을 열고 다음 달 11일 만료되는 관세유예조치를 90일 동안 추가 연장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런던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스콧 베선트(왼쪽)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랭카스터하우스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 2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였다. 2025.06.11. ihjang67@newspim.com

미중 간 유화적 분위기는 미국이 보인 일본과 한국 등 기존 동맹국에 양보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인 것과 상반된다. 최근 영국 언론에 따르면 대만 라이칭더 총통은 다음 달 4일 미국 뉴욕을 거쳐 파라과이, 과테말라, 벨리즈 등 중남미 3국을 순방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반대 의견을 접하고 라이 총통의 뉴욕 경유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대만 정부는 해당 보도 내용을 부인했으나, 불허 결정 보도가 미중 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두고 나온 만큼 미국이 무역 협상이나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미중 대면 정상회담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반대에도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를 허용했는데, 이로 인해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중국과 협상 시한을 석 달간 연장하기로 했다. (중국과) 유화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오히려 동맹국 대상으로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이라며 "유럽연합(EU)이나 일본, 한국과 같은 동맹국에서 전리품을 얻어내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허 교수는 한미 협상에 대해 세부적인 것은 추후 협상을 이어가더라도 큰 틀에서의 합의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정부의 목표를 두고 마지노선으로 알려진 15%보다 더 받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FTA 체결국이고, 한미 FTA 원상복구를 원하는 입장이다"라며 "미국에 있어 EU와 일본에 이어 한국은 굉장한 무역 교역 대상국이다. 미국도 타결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shee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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