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중동 지역의 외교 협상 재개 기대와 공급 우려 완화에 2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국제 금값은 유가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와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과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물은 전날보다 1.86달러(1.83%) 내린 99.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2월물은 1.93달러(1.67%) 하락한 113.88달러에 마감했다.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국가안보회의 수장은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파키스탄 대표단과 회담한 데 이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만났다. 하메네이는 이란의 국익을 추구하고 전쟁 종식을 위한 자국의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 언론은 이들 4개국이 평화와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상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유가에 반영됐던 위험 프리미엄이 일부 축소됐지만, 공급 차질 우려는 여전하다.
겔버앤드어소시에이츠의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이 이어지고 걸프 지역의 군사적 존재가 확대되면서 공급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교 관련 소식이 위험 프리미엄을 일부 낮추고 있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이스라엘 총선 결과가 대이란 전쟁의 향방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지난 2월 이란 전쟁을 시작한 인물로,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야당 지도자인 가디 아이젠코트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켜야 한다면서도 정권 교체는 실현 가능한 목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투표는 현지시간 오후 10시에 종료될 예정이다.
미즈호증권 USA의 로버트 요거 에너지 선물 부문 책임자는 네타냐후 총리가 패배하고 아이젠코트가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으로 군사행동을 이어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어느 정도 미국 중간선거의 예고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란 전쟁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과 급등한 에너지 비용이 미국 정치의 주요 변수라고 설명했다.
◆ 유가 하락에 1% 반등…연준 회의·PCE 물가 주시
국제 금값은 유가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향후 금리 경로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강달러, 미 국채 금리 상승은 금값의 추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4074.60달러로 0.9% 상승 마감했다. 현물 금 가격은 한국시간 28일 오전 2시 44분 기준 온스당 4055.14달러로 1% 상승했다.
제이너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 겸 수석 금속 전략가는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하고 연준의 매파적 기조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금값을 지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시장이 중동 관련 소식과 진행 중인 협상에 주로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 골드 익스체인지의 짐 와이코프 시장 분석가는 원유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긴축할 수 있다며, 이는 금값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주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에 앞서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정책 당국자들은 이번 주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큰 만큼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 중단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를 자제해 온 워시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압력과 시장의 금리 전망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전망이다. 12월 금리 결정에 대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상 기대를 적극적으로 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시장은 현재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83%로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오는 29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도 주목하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면밀히 살펴보는 지표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