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하영 기자 = 해상풍력 개발 과정에서 외국계 사업자에게 우리나라 바다의 수심과 해저지형 정보가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계 사업자가 국내 민간업체에 용역을 맡겨 우리나라 내수 해저지형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의 해양조사가 금지된 해역이지만, 국내 업체를 통한 우회 조사를 막을 법적 장치가 없어 해양수산부의 관리·감독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내수는 영해기선 안쪽에 있는 바다로 우리나라의 완전한 주권이 미치는 해역이다. 수심과 해저지형 정보는 잠수함의 이동이나 군사작전에도 활용될 수 있어 국가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행 해양과학조사법은 외국인이 우리나라 영해에서 해양과학조사를 하려면 해양수산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내수에서는 외국인의 해양과학조사 자체가 금지된다.
외국인이 주식이나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한 국내 법인도 법률상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 내수에서 허가받은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총 41개다. 이 가운데 외국인 출자 비율이 50%를 초과하는 사업은 10개로 나타났다.
해상풍력 사업자는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이후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수심과 해저지형 등을 조사해야 한다. 조사 결과는 환경영향평가서에 담아 제출한다.
외국계 사업 10개 가운데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사업은 4개로 확인됐다. 이 중 2개 사업은 영해에서 해수부의 허가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
반면 나머지 2개 사업은 외국계 사업자가 국내 민간업체에 용역을 발주하는 방식으로 내수의 수심과 해저지형을 조사했다. 외국인이 직접 조사할 수 없는 해역의 정보를 국내 업체를 통해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현행법에는 외국인이 국내 업체에 조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넘겨받는 행위를 처벌할 규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 역시 이러한 정보 제공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 기업의 해양과학조사나 내수 해저지형 정보 제공을 직접 적발하거나 관계기관으로부터 통보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 의원은 "국가안보와 직결될 수 있는 해저지형 정보는 보안등급까지 정해 관리하면서 정작 외국 기업이 국내 업체를 통해 어떤 정보를 확보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양정보 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조사 주체뿐 아니라 실제 의뢰자와 조사 결과의 최종 제공 대상까지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해양과학조사법의 조속한 법개정을 통하여 민감한 해양과학조사 자료가 외국인 등에게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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