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테슬라와 메타플랫폼스의 실적 발표에도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막대한 자금 조달 부담과 수익성 우려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재공격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미 동부시간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10시)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선물은 314포인트(0.59%)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0.97%,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1.70% 떨어졌다.
전날 뉴욕 증시는 스페이스X(SPCX)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호실적에 힘입어 상승했다. S&P500지수는 3거래일 연속 올랐지만, AI 투자 부담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부각되면서 하루 만에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 테슬라·메타 실적에도 하락…AI 투자 부담 다시 부각
▲테슬라(TSLA)는 개장 전 거래에서 약세를 보였다.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자동차 부문 매출이 부진했다. 연간 자본지출 전망도 기존 250억달러 이상에서 약 200억달러로 낮추면서 AI와 로봇 사업 확대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 내부 관계자 일부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 합병 관련 공개 발언이 주주들의 감시를 강화하고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J벨의 러스 몰드 투자 담당 이사는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AI, 로보택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이익과 현금흐름이 급감했다"며 "스페이스X와의 합병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플랫폼스(META)도 약 2% 하락했다.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을 웃돌고 긍정적인 4분기 전망을 제시했지만, AI 사업 확장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했다.
메타플랫폼스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을 기존 1300억~1450억달러에서 1350억~1450억달러로 조정했다. 내년 1월 기존 주주들에게 배분할 새로운 무의결권 클래스C 주식 도입 계획도 발표했다.
기술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아마존(AMZN)과 ▲엔비디아(NVDA)도 2~3% 하락했다. ▲인텔(INTC)은 5% 떨어졌고, ▲AMD(AMD) ▲퀄컴(QCOM) ▲마벨테크놀로지(MRVL) ▲브로드컴(AVGO)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도 3~4.7% 내렸다.
전날 호실적으로 상승세를 이끌었던 스페이스X와 슈퍼마이크로도 2~3% 하락했다.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RWV)는 약 5% 떨어졌다. 채권 수익률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차입 부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네오클라우드에 대한 수요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자본이 부족해 성장이 제약받고 있다"고 밝혔다.
웰스파고 트레이더들은 황 CEO의 발언이 신용시장의 자금 공급 여력에 대한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JP모간 역시 AI 자금 조달에 대한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으며, 최근 기술주 반등에도 투자자들의 확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이란 재공격 우려에 유가 112달러 육박…美 국채 금리 급락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도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다시 공격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새로운 군사작전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미국이 이란과 협상하고 있지 않으며 "꽤 조만간" 무언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까지 격화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과 중동 전쟁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2.8% 넘게 상승한 배럴당 111.90달러를 기록하며 약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2% 넘게 올라 배럴당 99달러를 넘어섰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약 5.036%까지 떨어졌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 속에 비트코인은 3% 넘게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끝내고 1.57포인트 상승한 18.25를 기록했다.
◆ 방산·에너지주 강세…항공·기술주는 약세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방산주와 에너지주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록히드마틴(LMT)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 전망 상향에 힘입어 개장 전 거래에서 약 4% 상승했다. 방산업체 ▲에이벡스(AVEX)는 미국 해군이 자사 무인 수상정 구매를 중단할 것이라는 보도를 반박하면서 10% 넘게 급등했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킨더모건(KMI)은 약 1%, ▲APA(APA)와 ▲발레로에너지(VLO) ▲코노코필립스(COP)는 각각 1% 넘게 올랐다.
반면 ▲아메리칸항공(AAL)은 연료비 급등으로 연간 손실 전망을 확대하면서 3~4% 하락했다. 회사는 올해 조정 주당순손실이 1~1.6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IBM(IBM)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실적과 연간 소프트웨어 매출 전망 상향에도 7% 넘게 하락했다. 세계 최대 대체자산 운용사 ▲블랙스톤(BX)도 분기 이익 감소에 3% 넘게 내렸다.
반면 ▲스포티파이(SPOT)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에 소폭 못 미쳤지만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기대를 웃돌면서 6% 넘게 상승했다.
◆ 아시아·유럽 증시 동반 하락…프랑스 국채 금리 24년 만의 최고
글로벌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에서는 기술주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장중 3.52% 하락한 5533.77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6%, 중국 CSI300지수는 1.8% 내렸고 홍콩 항셍지수도 3%가량 떨어졌다.
유럽에서도 오전 거래에서 스톡스600지수가 1% 하락했고, 프랑스 CAC40지수는 1.3% 넘게 내렸다.
프랑스는 대규모 시위와 재정 불안이 겹치면서 국채 금리가 24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1일 5%를 돌파하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22일에도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
프랑스 명품업체 에르메스는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 부진이 드러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장중 약 7% 급락했다. 에르메스는 최근 파리 시위에 대응해 직원과 매장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