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기존 1공장보다 1.5배 큰 규모의 반도체 2공장을 건설한다. 내달 초 착공에 들어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일러 2공장의 연내 착공 계획을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건설 규모와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270만 제곱피트(약 25만㎡)에 달하는 공장 규모와 11월 착공 일정이 확인되면서 미국 첨단 파운드리 증설 계획이 구체화됐다.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비롯한 미국 고객사의 첨단 공정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대규모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2공장의 실제 생산능력과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아 향후 확보할 고객 물량과 수율 안정화가 투자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20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초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2공장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조너선 테일러 삼성 오스틴반도체 인프라기술 담당 부사장은 지난 15일 현지 언론 행사에서 2공장을 기존 1공장보다 약 1.5배 큰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설 공장은 1공장과 인접한 부지에 들어서며, 오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공개된 2공장의 계획 면적은 약 270만 제곱피트(약 25만㎡)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2공장에 첨단 2나노 반도체 제조공정을 적용해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생산능력과 양산 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장 건설을 위한 사전 작업도 진행됐다. 테일러시는 올해 초부터 건축허가 심사와 공사 검사 관련 절차를 준비했으며, 1공장 건설 과정에서 2공장에 필요한 일부 기초 구조물도 미리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테일러 2공장을 연말 착공하고 2030년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존 1공장의 생산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착공한 테일러 1공장을 올해 말 가동하고 내년부터 극자외선(EUV) 노광기술을 활용한 2나노 반도체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제조장비와 공정에 대한 단계별 검증을 진행하며 국내에서 확보한 2나노 제조기술을 현지 생산라인에 적용하고 있다. 장비와 공정의 안정성을 높이고 생산 과정의 불량률을 낮춰 고객사가 요구하는 품질과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를 미국 첨단 파운드리 생산·연구개발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중부 텍사스 지역에 총 3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테일러에 2나노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 2곳과 차세대 공정 연구개발 시설을 구축하고, 기존 오스틴 공장에서는 자동차·항공우주·방산용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테일러 연구개발 시설에서는 현재 양산 중인 기술보다 수세대 앞선 반도체 공정을 개발하고, 반도체 장비업체들과 차세대 소재·장비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라 최대 47억4500만 달러의 직접 지원을 승인했으며, 공장 건설과 생산 등 단계별 목표 달성에 맞춰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미국 주요 고객사의 첨단 반도체 수요 확대도 현지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와 약 165억 달러 규모의 장기 반도체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일러 공장에서 차세대 AI6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첨단 공정에 대한 고객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실적발표에서 첨단 공정에 대한 고객 수요 증가 속도를 생산능력 확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매출 점유율은 72.5%에 달한 반면 삼성전자는 5.9%에 그쳤다. 첨단 공정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양산체계를 갖추고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테일러 2공장으로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기반을 확대하면 TSMC에 집중된 고객사들의 물량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