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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국 금융위기 이후 약 20년간 글로벌 자산시장의 핵심 축이었던 저물가·저금리의 골디락스가 막을 내렸다.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국의 눈덩이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과잉, 지정학적 충돌로 인한 공급망 재편과 끈적끈적한 물가, 인공지능(AI) 주도권을 잡기 위한 빅테크의 폭발적인 회사채 발행이 금리 방향을 돌려 놓았다. 금리가 이른바 '더 높이 더 오래(higher for longer)' 고착화되는 패러다임 변화 속에 투자 공식도 바뀌고 있다. 현금성 파킹부터 조달 비용 상승을 견디는 우량주까지 미국 상장지수펀드(ETF)가 제공하는 투자 기회를 탐색해 본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빅토리 캐피탈이 2023년 6월 출시한 VFLO(VictoryShares Free Cash Flow ETF)는 COWZ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잉여현금흐름(FCF)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지만 미래 예측 데이터와 성장성 필터를 결합해 이른바 '밸류 트랩(Value Trap)'을 적극적으로 회피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 한 마디로 '싼 게 비지떡'에 해당하는 종목을 걸러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모델을 이용한 운용사의 공식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VFLO는 과거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소위 '백미러 방식'에서 벗어나 향후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돈을 잘 벌지만 성장이 멈춘 종목들을 걸러낸다.
펀드는 미국 중대형주 지수인 S-네트워크 US 주식 중대형주 1000 지수를 모수로 삼아 기초적인 수익성을 먼저 스크리닝한 뒤 COWZ와 마찬가지로 금융 및 리스 섹터를 제외한다.
과거 수치만 적용하는 일반적인 ETF와 달리 펀드는 과거 12개월 잉여현금흐름(FCF)과 향후 12개월 예상 잉여현금흐름(FCF)의 평균값을 구한 뒤 이를 기업 가치(EV)로 나눠 예상 수익률을 산출하고, 수치가 높은 상위 75개 종목을 1차적으로 걸러낸다.
이어 밸류 트랩을 방어하기 위한 성장성 필터를 동원한다. 75개 종목 가운데 매출액과 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성장성이 떨어지는 하위 25개 종목을 무조건 탈락시키는데, 이를 통해 현금흐름 수익률이 높더라도 사양 산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가가 주저앉은 '무늬만 우량주'를 제외한다.
COWZ가 단순히 현금흐름, 즉 돈을 많이 버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반면 VFLO는 기업의 전체 잉여현금흐름(FCF)과 수익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다 우량한 종목만 걸러내는 전략을 취한다.
개별 종목의 편입 비중 상한선을 4%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한편 특정 섹터에 대해서도 45% 상한선을 적용해 소수의 종목이나 섹터가 포트폴리오 전반의 수익률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관리한다.
시장 조사 업체 ETFDb에 따르면 펀드의 총 운용 자산(AUM) 규모는 114억5330만달러로 나타났고, 최근 1개월 사이 일평균 거래량은 240만주를 기록했다.
연 0.39%의 운용 보수를 부과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COWZ를 앞질렀다. 연초 이후 35%를 웃도는 성적을 냈고, 최근 1년 수익률은 46.47%에 달했다. 3년 사이 연환산 수익률 역시 28.45%로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COWG(Pacer US Large Cap Cash Cows Growth Leaders ETF)는 COWZ를 운용하는 페이서 어드바이저스가 2022년 12월 출시한 펀드로, 잉여현금흐름(FCF)과 함께 주가 모멘텀을 갖춘 대형주에 투자한다. 현금흐름 창출과 성장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종목에 베팅한다는 얘기다.
펀드는 COWZ와 마찬가지로 러셀 1000 지수에 포함된 대형주를 모수로 삼지만 향후 2년 동안 평균 이상의 잉여현금흐름(FCF)과 순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들을 1차적으로 가려내고, 이어 잉여현금흐름(FCF) 마진을 평가해 최종 100개 종목을 선별해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
COWZ가 지표로 삼는 잉여현금흐름 수익률(FCF Yield)와 달리 잉여현금흐름 마진은 매출 대비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주가와 상관없이 기업이 매출을 일으켰을 때 실제로 손에 남는 현금의 비율이 얼마나 높은가를 보는 셈이다.
COWG를 이 같은 전략으로 주가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더라도 사업 구조상 현금을 창출하는 능력이 탁월한 성장주를 찾아낸다.
펀드의 가장 특징적인 대목은 종목을 편입할 때 현금의 규모가 아니라 주가 상승 모멘텀을 기준으로 가중치를 준다는 점이다. 최종 선정된 100개 종목 가운데 최근 6개월 동안 주가 상승률이 가장 컸던 종목에 더 높은 비중을 부여한다는 얘기다.
현금흐름이 탄탄한 성장주 중에서도 시장 트렌드와 수급을 강하게 받는 '달리는 말'에 더 크게 베팅하는 구조로 풀이된다.
매 분기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실시하는 COWG의 포트폴리오에는 IT 성장주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안과 신원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하는 옥타(OKTA)가 4%로 편입 비중 1위에 랭크됐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와 팰로 알토 네트웍스(PANW), 데이터도그(DDOG) 등 소프트웨어 종목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메모리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와 샌디스크(SNDK)도 포트폴리오 상위권에 편입됐다.
시장 조사 업체 ETFDb에 따르면 펀드는 연초 이후 약 18%의 수익률을 냈고, 3년간 연환산 수익률이 약 24%로 나타났다.
연 0.49%의 운용 보수를 부과하는 펀드는 총 운용 자산 규모가 24억달러를 웃돌고, 1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은 26만주로 제한적이다.
CALF(Pacer US Small Cap Cash Cows 100 ETF)도 페이서의 펀드로, 대형주가 아닌 중소형주 가운데 알짜 현금 부자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다.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변동성이나 부도 위험이 크지만 CALF는 잉여현금흐름(FCF)이 강력한 종목을 선별해 기초체력이 탄탄한 고성장 가치주를 편입한다.
미국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S&P 스몰캡 600 지수를 벤치마크로 추종하는 펀드는 해당 종목 가운데 금융과 리츠 섹터를 제외하고, 3개월 일평균 거래대금 기준 상위 75%에 해당하는 기업들만 투자 대상으로 한다. 거래 대금이 지나치게 빈약해 매매가 힘든 종목을 처음부터 거른다는 전략이다.
향후 2년간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FCF)이나 당기순손실이 예상되는 기업들 역시 사전에 탈락시켜 고금리 환경에 파산 위험이 높은 '좀비 소형주'를 배제한다. 이후 최종적으로 잉여현금흐름 수익률(FCF Yield)을 산출해 최상위 순위의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담는다.
운용 자산 규모가 약 36억달러로 파악된 펀드의 포트폴리오에는 병원 및 헬스케어 인프라를 운영하는 테넷 헬스케어(THC)와 글로벌 여행 플랫폼 익스피디아(EXPE), 글로벌 금광 업체 앵글로골드 아샨티(AU) 등이 편입됐다.
이 밖에 정유사 HF 싱클레어(DINO)와 건설 및 산업용 장비 임대 업체 선벨트 렌탈스 홀딩스(SUNB),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개발하는 자동차 기술 기업 앱티브(APTV) 등이 CALF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섹터별로는 IT와 필수 소비재, 에너지 등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 현금흐름 및 이익 창출이 강력한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모양새다.
펀드는 연초 이후 24%의 수익률을 올렸고, 최근 1년간 33%를 웃도는 운용 성적을 냈다. 3년과 5년 사이 연환산 수익률은 각각 11%와 7%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