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의 물가상승률이 4% 목전까지 치솟았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국들의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행보에 더욱 힘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연합(EU) 공식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는 2일(현지시각)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잠정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달 3.2%보다 0.6%포인트 뛰었다. 로이터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상치 3.6%를 웃돌았다.
이 같은 물가 수준은 지난 2023년 9월 4.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직후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지난 1월 1.7%를 찍은 뒤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2.6%로 올라섰고, 이후 4월과 5월 각각 3.0%, 3.2%를 기록했다. 6월과 7월은 2%대 후반으로 잠시 물러섰지만 지난달 다시 3.2%를 보였다.
주요국 중에서는 독일이 전달보다 0.4%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0.8%포인트 높아져 3.4%에 도달했다. 이탈리아도 0.9%포인트 오른 4.1%를, 스페인은 0.4%포인트 상승한 5.0%를 기록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에너지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8.8% 올라 폭등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달에는 14.3%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 위기가 부각됐던 202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비스 물가는 전달 3.0%에서 3.2%로 소폭 높아졌다. 이 지표는 3년 넘게 ECB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2.5%로 전달의 2.4%보다 살짝 수치가 올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세계 식량 가격이 거의 4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지수가 9월 평균 136.0포인트를 기록해 전달의 134.0포인트보다 높아졌으며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것이다.
설탕과 육류, 식용유, 유제품, 곡물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트레이더들은 올해 말까지 ECB가 기준금리를 2.75%로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리 스와프 시장이 반영한 확률에 따르면 이달 말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은 약 25%, 12월 회의에서 인상될 가능성은 약 80%로 전망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지난달 30일 "높은 에너지 가격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임금 상승을 자극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ECB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지표 발표 이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미국 달러 대비 1.125달러 수준으로 소폭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