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뉴스핌] 남정훈 기자 =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김주원이 다시 NC의 유니폼을 입는다. 대표팀에서는 한국의 5회 연속 우승을 위해 뛰었다면. 이제는 벼랑 끝에 몰린 NC의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선봉에 선다.
NC 이호준 감독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주중 3연전을 앞두고 김주원을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27일 일본과 결승전을 치르고 28일 귀국한 뒤 하루 만의 실전이지만 김주원이 직접 출전 의사를 강하게 나타냈다.
이 감독은 "오늘 하루 정도는 조절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컨디션이 괜찮다고 해서 넣었다"라며 "충분히 뛸 수 있다고 말했고 의지도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NC가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김주원의 복귀는 어느 때보다 반갑다.
김주원은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맡았다. 결승 직전까지 타율 0.533(15타수 8안타)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웠고, 일본과 결승에서는 안타가 없었지만 세 차례 볼넷으로 출루하며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특히 1-1로 맞선 8회 1사 3루에서 보여준 집중력이 돋보였다. 까다로운 바깥쪽 공을 골라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후 김도영(KIA)의 내야안타 때 홈까지 밟으며 한국의 역전 득점을 기록했다.
이 감독도 이 장면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TV를 보면서 (김)주원이가 바깥쪽에 스윙이 많으니까 높은 코스하고 그것만 조심하고, 잘 치는 안쪽으로 던지라고 했는데 포수가 계속 바깥쪽에만 미트를 대고 있더라"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그래도 마지막에 바깥쪽 공을 잘 참더라.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구나 싶었다"라고 평가했다. 시즌 내내 김주원을 지켜본 사령탑이기에 평소 약점으로 꼽혔던 코스에서 참아낸 장면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대표팀에서도 김주원의 가치는 단순히 방망이에 그치지 않았다. 주전 유격수로 내야의 중심을 잡으면서 공격에서는 테이블세터 역할을 맡았고, 결국 대표팀이 가장 중요한 결승에서도 1번 유격수 자리를 지켰다.
그 모습은 올 시즌 NC에서 김주원이 차지하는 비중과 닮았다. 김주원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0.288의 타율과 18홈런, 59타점, 3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15를 기록하며 빠른 발과 극강의 공격력을 보여줬다.
수비에서는 더욱 대체하기 어렵다. 지난 8월에는 한화 노시환의 끝내기 안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로 KBO 8월 월간 캡스플레이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넓은 수비 범위를 앞세워 NC 내야의 중심을 지켜왔다.
이 감독 역시 김주원의 복귀를 이야기하며 가장 먼저 수비를 언급했다. 그는 "수비도 좌우 폭이 다르다"며 김주원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설명했다.
NC는 실제 김주원이 대표팀에 합류한 사이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이 감독은 "(김)주원이가 없을 때 연패를 많이 했다. 주원이가 왔으니까 연승하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김주원이 돌아온 시점은 NC에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두산과의 3연전이다. NC는 29일 경기 전 62승 2무 70패로 6위에 자리하고 있고, 5위 두산(67승 5무 63패)과 격차는 6경기다.
NC에는 10경기, 두산에는 9경기만 남아 있어 뒤집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NC가 이번 3연전을 모두 잡으면 격차를 3경기까지 줄일 수 있어 실낱같은 가을야구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다.
이 감독도 이번 3연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길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는 두산과의 승부를 두고 "그냥 해야 한다"는 짧은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그 절박함은 선발 라인업에서도 나타난다. 아시안게임 결승을 치르고 귀국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김주원을 곧바로 1번 유격수로 투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 NC에 김주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주원 개인에게도 분위기를 바꿀 기회다. 대표팀 합류 직전에는 최근 10경기 타율 0.167로 방망이가 식어 있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타격을 보여주며 금메달과 함께 자신감까지 얻어 돌아왔다.
그래서 이 감독이 기다린 것도 단순히 선수 한 명의 복귀가 아니다. 대표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주전 유격수가 NC의 분위기까지 바꿔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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