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오는 10일 KRX 섹터지수 정기변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약 1조4500억원의 ETF 매도 물량이 발생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대형주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평소 거래대금이 적은 종목은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KRX 섹터지수 정기변경을 위한 ETF 리밸런싱 매매가 종가 부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변경된 지수는 11일부터 적용된다. KRX 섹터지수는 정기변경 과정에서 개별 종목의 비중을 최대 20%로 제한하고 있어 최근 주가 상승으로 비중이 상한을 넘어선 종목은 비중을 낮추기 위한 매도 물량이 발생한다.
가장 큰 매물이 예상되는 곳은 반도체 섹터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KRX 반도체지수에서 SK하이닉스 비중은 36.75%, 삼성전자는 22.78%로 상한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에서 약 1조2440억원, 삼성전자에서 약 2068억원의 매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절대 규모만 보면 1조원을 넘는 매물이지만 평소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두 종목의 수급 부담은 크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이 추정한 SK하이닉스 매도 규모는 최근 20거래일 평균 거래대금의 0.19배, 삼성전자는 0.04배 수준이다. 대형주의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하면 리밸런싱 물량만으로 주가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다.
평소 거래대금이 작은 종목에서는 리밸런싱 물량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 한미반도체와 이오테크닉스는 각각 3064억원, 1241억원의 매수 수요가 예상되는데, 이는 최근 20거래일 평균 거래대금의 2.74배, 2.78배에 달한다. 리노공업 역시 평소 거래대금의 4.32배 수준인 1443억원의 매수 물량이 예상된다.
반면 주성엔지니어링은 1795억원의 매수 수요가 예상되지만 평균 거래대금 대비로는 0.90배에 그친다. 같은 리밸런싱 물량이라도 평소 유동성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충격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이번 정기변경에서는 절대적인 매매 규모보다 평소 거래대금 대비 주문 규모가 큰 종목을 중심으로 수급 변동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리밸런싱이 코스피 전체의 수급 충격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변수다. KRX 반도체지수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비중을 각각 20%로 낮추면서 발생하는 매도 자금은 시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지수 내 다른 종목의 비중을 높이는 데 재배분된다.
정기변경 대상 지수를 직접 추종하는 국내 ETF 33개의 순자산은 지난 4일 기준 11조7000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이들의 리밸런싱 과정에서 평균 매수·매도 기준 2조2000억원의 거래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거래 규모의 대부분인 1조8000억원이 기존 종목의 비중을 조정하는 데서 발생하며, 신규 종목을 편입하거나 기존 종목을 제외하는 거래는 4000억원 수준이다.
따라서 이번 리밸런싱의 관전 포인트는 코스피 전체 방향성보다는 10일 종가 부근에서 특정 종목에 매매가 얼마나 집중되는지에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평균 거래대금 대비 매매 추정 금액이 큰 종목은 장 마감 직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10일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로, 리밸런싱 주문과 만기 관련 수급이 겹칠 수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섹터지수의 정기변경일이 9월물 선물만기일 익일이기 때문에 관련 ETF의 리밸런싱은 9월물 선물만기일 당일 종가에 집중될 것"이라며 "상한 조정과 종목 편출입에 의해 일부 종목의 경우 선물만기일 종가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전 연구원은 특히 ETF 자산 규모가 8조3000억원으로 가장 큰 반도체 섹터에 매물과 매수세가 집중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와 IT 섹터의 35% 이상의 시가총액 비중을 기록하고 있어 9월물 선물만기일 당일에 섹터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리밸런싱 관련 매물압박이 상당 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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