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뉴스핌] 남정훈 기자 = 길었던 부진에서 이제 막 벗어나던 문보경(LG)이 다시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지만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는 LG는 물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대표팀에도 신경 쓰이는 소식이다.
문보경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허리 근육통 때문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문)보경이가 허리가 올라왔다고 하더라"라며 "잘 칠 만하니까 또 아프다고 한다"라고 아쉬워했다. 다만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냐는 질문에는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보호 차원의 선발 제외라는 점을 밝혔다.
LG는 이날 문보경 대신 구본혁에게 3루를 맡겼다. 천성호가 1루수로 나서고 오스틴 딘은 지명타자로 이동한다. 1군 엔트리 변동도 없다. 당장 장기 이탈을 예상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는 의미다.
그래도 LG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문보경이 긴 침묵에서 벗어나 다시 방망이에 불을 붙이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문보경은 올 시즌 94경기에서 타율 0.256, 9홈런 5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문보경이라는 이름값과 시즌 전 기대치를 고려하면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출발부터 꼬였다. 문보경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타선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5경기에서 타율 0.438(16타수 7안타), 2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464를 기록했다. 특히 11타점은 2006년 김태균이 세운 한국 선수 단일 WBC 최다 타점과 타이기록이었다.
그러나 WBC 도중 수비 과정에서 펜스와 충돌해 허리를 다쳤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에도 한동안 수비에 나서지 못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4월까지 타율 0.311을 기록했지만 5월에는 또 수비 과정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한 달 가까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복귀 이후에는 좀처럼 타격 밸런스를 찾지 못했다. 6월 타율은 0.194(72타수 14안타), 7월에도 0.192(73타수 14안타)에 머물렀다. 문보경 스스로도 발목 부상 이후 타격의 축이 되는 발이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서 힘 전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부진이 길어지자 특타까지 자청했다. 시즌 끝까지 타격감이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느꼈다. LG가 기대했던 중심타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런 문보경이 8월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월간 타율 0.333(45타수 15안타)을 기록하며 반등했고, 최근 10경기에서도 타율 0.333(33타수 11안타)을 기록했다. 지난 2일 두산전부터 4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했고, 5일 삼성전에서도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좋은 감각을 이어갔다.
때문에 이번 허리 통증이 더욱 아쉽다. LG는 현재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다. 5일 삼성과 연장 접전 끝에 3-4로 패하면서 두 팀의 격차도 다시 4.5경기로 벌어졌다. 특히 LG는 9회말 1사 만루라는 끝내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매 경기 승리가 절실한 시점에서 살아난 문보경의 방망이는 LG가 놓치기 어려운 전력이다.
LG뿐만 아니라 대표팀도 문보경의 몸 상태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 문보경은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곽빈(두산), 노시환(한화)과 함께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프리미어12, 올해 WBC까지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아 이제는 대표팀에서도 핵심 자원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서 문보경의 활용도는 높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명단 발표 당시 문보경을 두고 한정된 엔트리에서 1루와 3루, 지명타자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을 와일드카드 발탁 이유로 설명했다.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야수진에서는 노시환과 함께 중심타선을 책임져야 할 가능성도 크다.
국제무대에서 이미 경쟁력도 증명했다. 올해 WBC에서 한국의 중심타자로 맹타를 휘두른 만큼 아시안게임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최근 두 달 가까이 이어졌던 부진에서 벗어나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었다는 점에서 대표팀에는 반가운 흐름이었다.
다행히 현재로서는 큰 걱정을 할 단계는 아니다. 염 감독이 대표팀 차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엔트리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무리시키기보다는 하루 쉬어가며 상태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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