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뉴스핌] 한지용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2007년생 우완 투수 장찬희가 가을야구 순위 경쟁이 걸린 중요한 일전에서 팀을 구했다.
장찬희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구원 등판해 2.1이닝 동안 26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연장 11회 강민호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LG를 4-3으로 꺾었다. 2연패에서 벗어난 삼성은 시즌 71승 3무 46패를 기록하며 KT 위즈(69승 3무 45패)를 0.5 경기 차이로 제치고 다시 선두에 올랐다. 3위 LG(68승 1무 52패)와의 격차도 4.5경기로 벌렸다.
삼성은 전날(4일) 3-4로 패했던터라 이날도 패하면 분위기가 꺾임은 물론 LG에 추격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장찬희가 삼성 마운드를 지켰다.
삼성 선발 이승현은 5이닝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막았다. 하지만 불펜이 가동된 6회말 흐름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임기영과 배찬승이 흔들리면서 LG에 3점을 내줬고, 2사 만루까지 위기가 이어졌다.
삼성 벤치는 여기서 고졸 신인 장찬희를 선택했다. 타석에는 LG 주장 박해민이 들어섰다. 안타 하나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LG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찬희는 흔들리지 않았다. 박해민을 단 3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길었던 6회를 끝냈다. 선배들이 잇달아 고전한 뒤 올라온 고졸 신인이 가장 위험한 순간 추가 실점을 막았다.
장찬희의 역할은 위기 진압으로 끝나지 않았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8회까지 책임졌다. 2.1이닝을 던지는 동안 허용한 안타는 단 하나였다. 볼넷도 없었다.
투구 수는 26개에 불과했다. 긴장감 큰 경기에서 불필요한 볼을 줄이고 빠르게 승부하며 효율적으로 아웃카운트 7개를 책임졌다.
팀도 7회초 3점을 더하며 장찬희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장찬희는 3-3이란 팽팽한 스코어 속에서도 7회말과 8회말에 점수를 허락하지 않았다.
장찬희는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시즌 초반부터 불펜과 선발을 오갔다. 지난 5월 8일 창원 NC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선발승도 기록했다.
장찬희는 31경기에서 65.1이닝을 던지며 4승 5패, 2홀드,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 중이다. 고졸 신인임에도 이미 6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선발과 불펜에서 두루 활용되고 있다.
순탄하기만 했던 것도 아니다. 지난 7월에는 오른쪽 팔꿈치 염증으로 한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삼성은 당시 데뷔 첫해 많은 이닝을 소화한 어린 투수를 보호하기 위해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복귀 이후에는 다시 불펜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있다. 다소 기복을 보이는 경기도 있지만, 신인치고 안정적인 내용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날은 1군 복귀 후 처음으로 멀티 이닝(한 경기 2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삼성 수뇌부와 팬들에게 신뢰감을 보여줬다.
물론 이날 삼성 승리에는 여러 주역이 있었다. 3-3으로 맞선 9회 무사 1, 3루 위기에서 김재윤이 2이닝을 내리 무실점으로 막아 끝내기 패배 위기를 넘겼고, 11회초에는 베테랑 강민호가 결승 적시타를 터뜨렸다. 11회말에는 일본인 아시아쿼터 투수 미야모리 사토시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KBO리그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불펜이 무너지기 시작한 순간 삼성의 중심을 다시 잡은 투수는 장찬희였다. 6회말 2사 만루를 삼진으로 끊지 못했다면 김재윤과 사토시의 등판 기회 자체가 없을 수도 있었다.
2007년생 신인에게 시즌 막판 선두 경쟁의 압박은 낯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찬희는 가장 위험한 순간 우직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2.1이닝을 책임졌다. 이날 삼성의 선두 탈환 뒤에는 위기에서 팀을 구한 장찬희의 26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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