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3일 7만7000달러대를 회복했다.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미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7만6000달러대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했다.
여기에 대표적인 기술적 강세 신호인 '골든크로스'가 임박하고,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시장 점유율에서도 위험선호 회복을 시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 시간 오후 6시 40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7만7717달러로 24시간 전보다 약 1.3% 상승했다. 앞서 미국 거래시간 후반에는 24시간 최저치인 7만6400달러까지 밀렸다가 반등했다.
주요 암호화폐도 대체로 상승했다. XRP는 1.37달러로 약 3%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BNB는 약 2.6% 오른 700달러 수준에 거래됐고, 솔라나(SOL)도 2% 상승하며 100달러 선을 지켰다. 트론은 약 1.3% 오른 0.33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하이퍼리퀴드의 HYPE는 81달러를 소폭 웃돌며 0.75% 올랐고, 이더리움(ETH)은 2400달러를 밑돌며 0.8% 가량 오르고 있다.
◆ 7만6350달러서 저가 매수세 유입… 24시간 1.5% 상승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아직 약세가 우세하다. 최근 7일간 이더리움은 약 4%, 트론과 XRP는 각각 약 3%, 6%, 비트코인은 약 3% 하락했다. 주요 암호화폐 가운데서는 지캐시만 주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단기 지지선으로는 7만6350달러가 주목받고 있다. 비트파이넥스에 따르면 현재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단가는 7만6350달러로 추산된다. 비트코인은 최근 이 가격에서 불과 50달러 이내까지 접근한 뒤 매수세가 유입됐다.
비트파이넥스는 지난 2~3월 비트코인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이 가격대에서 손실을 감수하기보다 본전 수준에서 물량을 정리하고 있으며, 시장이 이번 주 내내 이들의 매물을 소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계절적으로는 단기 조정 가능성도 남아 있다. 비트파이넥스 분석가들은 "9월은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에 약세를 보인 달로, 2013년 이후 평균 수익률은 -2.95%였다"고 밝혔다. 다만 8월의 상승 모멘텀이 9월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월중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금리와 달러의 상승에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국의 공습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이에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8%를 소폭 웃돌며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했고, 달러인덱스도 100선에 근접했다.
시장에서는 4일 발표되는 미국의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2%를 소폭 웃돌고 있다. 하루 전 67%를 웃돌았던 것보다는 낮아졌지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전인 일주일 전 약 37%와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반영하지 않고 있다.
전날 발표된 ADP 민간고용이 시장 예상을 밑돈 만큼 비농업 고용까지 부진할 경우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비트코인에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옵션시장에서는 고용보고서 발표부터 오는 11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까지를 겨냥해 6만8000~7만5000달러 구간에 하락 위험에 대비한 포지션이 형성돼 있다. 반면 현재 가격대 위에서는 콜옵션을 통한 상승 베팅이 유지되고 있으며, 무기한 선물시장의 레버리지는 지난 8월 고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면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비트코인이 다시 8만달러를 시험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적으로도 강세 신호가 가까워지고 있다. 비트코인의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위로 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임박했다. 골든크로스는 최근 가격 흐름이 장기 추세보다 강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강세 신호다.
다만 과거 비트코인의 골든크로스가 항상 상승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2012년 이후 모두 12차례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3개월 수익률을 측정할 수 있었던 9차례의 평균 상승률은 24.9%였다.
장기간 유지된 경우 상승폭은 훨씬 컸다. 2012년 2월 골든크로스 이후 비트코인은 1년간 306% 상승했다. 2015년 10월 발생한 골든크로스는 2년 넘게 유지되며 비트코인을 2017년 12월 당시 사상 최고치였던 약 1만9800달러까지 끌어올렸다. 2020년 5월 골든크로스 이후에도 1년간 312% 상승했다.
반면 신호가 오래가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2014년 7월과 2015년 7월 골든크로스는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반대 신호인 '데드크로스'로 전환됐다. 2021년 9월에는 골든크로스 이후 비트코인이 1.5% 오르는 데 그쳤고 몇 달 뒤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이후 비트코인은 고점에서 70% 넘게 하락했다.
전체 12차례 가운데 데드크로스가 발생하지 않은 채 1년 이상 유지된 골든크로스는 세 차례에 불과했다. 다만 이 세 차례의 평균 12개월 상승률은 250%에 달했다. 골든크로스가 단기적으로는 비교적 양호한 상승 신호였지만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는 드물었던 셈이다.
◆ USDT 점유율은 '데드크로스' 눈앞… 美 고용지표가 다음 분수령
이번에는 USDT 시장 점유율에서도 비트코인 강세를 뒷받침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USDT 도미넌스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통 중인 테더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일반적으로 이 비율이 낮아지면 스테이블코인보다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점에서 위험선호 신호로 해석된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USDT 도미넌스의 50일 이동평균선은 현재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도는 데드크로스에 접근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반대로 USDT 도미넌스에서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뒤 점유율이 급등했고,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USDT 도미넌스 하락이 반드시 스테이블코인에서 실제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이 USDT 공급량보다 빠르게 오를 경우에도 전체 시장에서 USDT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질 수 있다.
비트코인의 골든크로스와 USDT 도미넌스의 데드크로스가 동시에 현실화하면 비트코인의 상승 모멘텀이 강화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도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겹치게 된다. 당장 시장의 관심은 미국 고용지표에 쏠린다. 이에 따라 고용 둔화가 확인돼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될 경우 비트코인이 8만달러를 다시 넘어설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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