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이 19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하고 달러화도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바이백(환매) 운영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장기물에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다.
각국의 재정 악화와 국채 공급 증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최근 급등했던 유럽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한 것도 미 국채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반면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은 교착 상태를 이어갔고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1bp(1bp=0.01%포인트) 하락한 4.655%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8.9bp 떨어진 5.196%로 내려왔다. 국채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0.6bp 상승한 4.181%를 나타냈다. 이에 2년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는 플러스(+) 47.2bp를 기록했다.
장기금리 하락을 이끈 것은 미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발표였다. 재무부는 장기 국채에 대한 유동성 지원 목적의 바이백 운영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고, 변경된 규모를 오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사이먼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발표가 최근 재무부의 분기 국채발행계획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앞으로 언제든 재무부가 추가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사이먼스는 현 행정부가 장기 국채 입찰 규모를 제한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면서 "장기물 입찰 규모가 실제로 어느 시점에 축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적어도 어느 정도 높아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실시된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수요가 강하지 않았다. 응찰률이 약화됐고 낙찰금리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애널리스트는 재무부가 시장에서 장기물의 듀레이션을 줄이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단기 재정증권(T-bill) 발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금융 여건을 완화하는 만큼 연준의 상쇄적인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며,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바이백을 금융 여건 완화 요인으로 인식하지 않을 경우 이는 달러화에 추가적인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달러인덱스 5월 말 이후 최저·엔화 158엔대 강세
실제로 재무부 발표 이후 장기 국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달러화도 주요 통화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72% 하락한 98.93을 기록하며 5월 말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78% 상승한 1.16640달러로 2개월 반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화도 0.48% 오른 1.3597달러로 5월 1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는 1.65% 하락한 0.7992프랑으로 6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도 달러 대비 0.70% 상승한 달러당 158.48엔을 나타내며 시장이 주시하는 160엔선에서 다시 멀어졌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20일 오전 7시 15분 기준 전장 대비 7.8% 하락한 1390원에 거래되고 있다.
모넥스 USA의 후안 페레스 트레이딩 담당 이사는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가 시장 내 달러 공급 확대와 금융 여건 완화를 시사하면서 달러화 가치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고 분석했다.
◆ FOMC는 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둬
이날 공개된 연준의 7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 당국자들의 경계감이 확인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여러' 정책 담당자들은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었으며, '많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로 내려가지 않을 경우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의사록에는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올해 초만 해도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라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후 통화정책 논의가 금리 인상 가능성 쪽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사이먼스는 7월 FOMC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이번 의사록은 현재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다소 오래된 정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동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과의 모든 금융·경제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됐고, 브렌트유는 이날 0.66% 상승한 배럴당 91.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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