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서영욱 기자 =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한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을 바탕으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되면서 당초 2025~2027년으로 설정했던 주주환원 계획을 앞당겨 실행하는 것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국내 자본시장의 역사를 새로 쓴 대사건이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총 40조43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주식은 보통주 2407만주로, 현재 발행주식 7억3049만2365주의 약 3.3%에 해당한다.
자사주 취득은 오는 20일부터 11월19일까지 약 3개월간 장내매수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사는 매입을 완료한 뒤 취득한 주식 전량을 일괄 소각할 예정이다. 취득 업무는 SK증권에 위탁한다.
40조원이라는 매입 규모는 이사회 결의 전날인 18일 종가 주당 166만2000원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취득 금액과 주식 수는 달라질 수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는 감소하지만 자본금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번 결정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조기에 이행하는 성격이 강하다. 당시 회사는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적 개선으로 FCF가 유의미하게 증가할 경우 정책 종료 이전에도 조기 환원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현금 여력은 AI 메모리 호황을 타고 빠르게 개선됐다. 회사는 HBM을 중심으로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며 사상 최대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순현금은 약 69조원으로 집계됐다. 차입금을 감안하고도 현금성 자산이 크게 남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대규모 주주환원을 집행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도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사업 경쟁력과 현금창출력, 중장기 성장성 등 내재가치가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들었다. 단순히 잉여현금이 늘어난 데 그치지 않고, 현재 주가가 회사의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 아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당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주주환원 정책 자체도 한층 강화했다. 기존에는 정책 기간 누적 FCF의 '50% 범위 내'에서 환원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이번 공시를 통해 이를 '50% 이상'으로 확대했다. 자사주 취득·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고 기존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
SK하이닉스는 재무건전성 목표 달성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규모 자사주 소각 이후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추가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추가 환원 방안도 예고했다. 회사는 정책 기간인 2027년까지 현금흐름과 시장 상황, 배당가능이익 등을 고려해 자사주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정책 기간 내 현금흐름과 시장 상황, 배당가능이익 등을 고려해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가 주주환원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3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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