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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저마진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연출하는 가운데 페라리(RACE)와 함께 주목 받는 또 다른 업체가 전기차의 대표격인 테슬라(TSLA)다.
페라리가 브랜드 희소성으로 고마진을 창출하는 반면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독점력으로 고마진을 노리는 업체다.
사실 자동차 판매 성장이 정체된 상태지만 자율주행(FSD)과 로보택시, 인공지능(AI) 플랫폼 생태계를 통해 업체가 여전히 초고마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데 월가는 한 목소리를 낸다.
AI 모델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는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단순히 차량을 만들어 판매하는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FT)나 애플(AAPL) 등 빅테크와 흡사한 멀티플을 부여 받는 유일한 완성차 종목에 해당한다.
업체의 전기차 판매 성장이 한풀 꺾였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고부가가치 AI 및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평가하는 데는 판매를 늘려 이익을 내는 구조에서 소프트웨어로 수익을 창출하는 체질 개선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AI 모델을 이용해 투자은행(IB)과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한 결과 구독 서비스를 통한 고마진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매출 확립과 로보택시 및 자율주행 네트워크 상용화, AI 인프라와 빅데이터 독점적 장벽 등 세 가지가 테슬라를 고부가가치 업체로 보는 근거로 꼽힌다.
업체는 자율주행 일시불 결제 방식을 축소하고 월 구독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 개편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세계 FSD 유료 이용자는 약 150만명으로 파악됐고, 이 중 45% 가량이 월 구독 형태를 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테슬라는 연간 약 12억달러의 모가진 현금흐름을 창출한다. 차량을 한 번 판매하고 끝나는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와 달리 이미 도로에 깔린 900만대 이상의 테슬라 차량이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매달 반복적인 고마진 수수료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네트워크 상용화도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차량을 개인이 소유하는 형태에서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오스틴과 댈러스, 휴스턴 등 미국 텍사스주 일부 지역에서 FSD 기반의 로보택시 시험 운행과 운전석 및 페달 없는 전용 차량 사이버캡(Cybercab) 생산과 실도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차량 제조 원가가 저렴한 사이버캡을 기반으로 우버(UBER) 같은 호출 서비스를 자체 운영할 경우 운전 기사를 고용할 필요가 없어 주행 마일 당 수익성이 대중 교통망 대비 수배 뛰어오른다.
AI 인프라와 빅데이터 독점력은 테슬라의 커다란 경쟁력이다. 업체는 도로 위 수백만 대의 차량이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빅데이터와 자체 슈퍼컴퓨터 도조(Dojo)를 통해 소위 엔드투엔드(end-to-end) 신경망 AI 알고리즘을 학습시킨다.
AI 알고리즘은 완성차 자율 주행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에도 그대로 이식, 장기적으로는 로보틱스 S/W 생태계로 진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계점과 현실적인 리스크가 없지 않다. 테슬라가 주식시장에서 S/W 유망주로 평가 받고 있지만 넘어야 할 벽이 명확하다.
AI 모델을 이용한 분석 결과 외신들은 먼저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 규제를 난관으로 꼽는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FSD는 운전자의 주시가 필요한 레벨 2 수준이고, 완전 무인 운행을 승인 받기까지 지역별 규제 승인이 풀어야 할 과제라는 얘기다.
이 밖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완성차 제조사에 FSD 소프트웨어를 판매해 표준 운영체제(OS)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라이선스 수입을 창출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보수적인 기조와 안전 책무 문제로 인해 타사 공급 계약 체결이 지연되는 실정이다.
올해 2분기 테슬라는 282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 동기에 비해 25.52%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순이익은 11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95% 감소했다. 희석 주당순이익(EPS) 역시 0.32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03% 줄었다.
테슬라의 2분기 성적표를 확인한 투자은행(IB) 업계는 완만한 매출 성장과 인도량 회복에 안도하는 표정을 짓는 한편 수익성 둔화와 AI 및 로보틱스 사업 부문의 과도한 투자 비용에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를 낸다.
매출액이 시장 예상치 255억~264억달러를 10% 이상 웃돌았고 인도량이 48만12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가량 늘어났지만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33달러로 월가 전망치인 0.49~0.53달러를 '어닝 쇼크' 수준으로 미달했다는 지적이다.
가격 할인과 금리 감면 지원 등으로 인해 자동차 부문의 마진 압박이 두드러진 데다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AI 슈퍼컴퓨터 등에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면서 자본지출(Capex)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 11억달러로 적자 전환하는 등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외형 매출과 차량 인도량 반등은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 '잔혹사'가 끝나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다만, 미래 AI 및 자율주행 기업으로 넘어가기 위한 자본지출이 일시적으로 이익을 깎아 내리는 진통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모간 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자동차 제조 측면에서 단기 마진이 아쉽지만 테슬라의 진짜 가치는 FSD 구독과 자율주행 네트워크, 에너지 사업에 있다"며 "시장이 단기적인 이익 감소에 지나치게 크게 실망하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 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상당한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과 로보택시 투자 비용이 수년간 단기 수익성을 압박할 전망"이라며 "완전 무인 자율주행의 실질적인 상용화 시점이 테슬라 밸류에이션 유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 주가는 8월13일(현지시각) 339.96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전날보다 3.80% 급등했다. 하지만 연초 이후 22.40% 급락했고, 최근 1년 사이에는 0.17% 오르는 데 그쳤다.
투자은행(IB)의 주가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모간 스탠리와 트루이스트, UBS가 각각 425달러와 430달러, 442달러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최대 30% 상승 가능성을 제시한 반면 골드만 삭스와 JP 모간, 바클레이스 등 약세론자들은 업체의 주가가 200달러까지 떨어지는 시나리오를 예고했다.
강세론자들은 자동차 판매 부진에도 FSD와 로보택시 네트워크,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기존 자동차 사업부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AI, 로보틱스 사업이 주가의 60% 이상을 설명한다는 논리다.
반면 약세론자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 상용화와 정부 규제 승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인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대중 전기차 시장의 치킨게임과 과거 12개월 이익을 기준으로 300배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