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권가의 전망도 빠르게 보수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낙관론이 약화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는 모습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증권사가 발간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는 58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351건)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상향 리포트를 앞선 것은 최근 1년 사이 처음이다. 지난해 7월에는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가 1168건, 하향 리포트가 180건으로 상향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상향 940건·하향 228건, 2월 상향 1122건·하향 116건 등 낙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7월 들어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졌다.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부담이 커진 가운데, 새로운 주도주가 뚜렷하게 부상하지 못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재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면서 목표 주가 조정 움직임은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낮아졌고, 경기 둔화 우려 역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8일 LG이노텍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27% 낮췄다. 목표주가 산정에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을 25% 하향 조정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반영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JYP엔터테인먼트에 대한 12개월 이익 추정치와 적용 주가수익비율을 낮추며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21.1%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증권가의 기존 관행을 고려할 때 이번 목표 주가 하향 러시를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통상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사 수익 기여도와 분석 대상 기업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목표주가 하향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애널리스트의 매수·적극매수 의견 비중은 2000년대 67.3%에서 2010년대 89.6%, 2020~2024년 93.1%까지 높아졌다. 매도 의견이 드문 시장 환경에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상향 리포트를 넘어섰다는 점은 증권가의 경계 심리가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업종별 실적 차별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이 진행될수록 하반기 컨센서스의 추가 상향 여부가 업종별 주가 흐름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업종이라 하더라도 추가적인 이익 상향이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하향 조정이 지속되는 업종은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향후 투자전략은 단순한 이익 증가율보다 하반기 이익 전망이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는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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