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뉴스핌] 한지용 기자 = "잠실야구장 흙 받으려고 1시간 넘게 기다렸어요. 받아서 정말 기뻐요. 평생 집에 간직할 겁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20대 여성 팬이 11일 오후 3시경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2주차장에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올스타전 팬 페스트에서 작은 공병을 보여주며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구름처럼 몰린 인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날(10일)부터 이날까지 잠실야구장 마지막 올스타전을 맞아 팬 페스트존을 운영했다. 잠실야구장은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된다. 이후 개폐식 돔구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1982년 개장 이래 한국 야구 성장의 핵심 역할을 도맡았던 잠실야구장 철거 소식에 팬들도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팬들은 잠실야구장 내야 흙을 간직할 수 있다는 소식에 무더운 날씨에도 팬 페스트존을 찾았다.
팬 페스트존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2주차장에서 부스 형태로 운영됐다. 무더운 날씨였다. 구름이 있어 뜨겁지는 않았지만, 습도와 기온이 높아 땀을 흘리는 팬들이 많았다. 한 손에는 부채와 미니 선풍기 등을 손에 쥐고 있는 팬들이 대다수였다.
다만 많은 인파가 몰려 팬들은 입장을 위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현장 스태프들은 팬들의 안전과 원활한 운영을 위해 입장 인원을 통제했다. 퇴장 인원을 일일이 카운트 한 후 100명 단위로 입장을 받았다. 잠실야구장 건너 편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대기 줄은 잠실종합운동장 메인 게이트까지 이어졌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잠실야구장 내야 '흙'...팬들 희비교차
이날 잠실야구장 마지막 올스타전을 기념해 'Re:잠실'을 콘셉트로 한 팬 페스트존에서는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잠실야구장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특별 전시 부스 'Re:cord 잠실'부터 피치클락과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의 긴장감을 체험할 수 있는 '2026 KBO Z-CREW 존', 배팅과 피칭을 경험할 수 있는 '플레이존'도 마련됐다. 이외에도 다양한 스폰서 부스가 열려 야구 팬들을 맞이했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포카리스웨트 부스는 인기가 유독 높았다.
하지만 가장 많은 팬들이 몰린 부스는 'Re:tro 잠실'과 'Re:member 잠실' 체험존이었다. 두 부스는 한곳에 묶여 있었다. 'Re:tro 잠실'에서 팬들은 가챠 기계를 통해 경품을 수령했다. 이후 바로 옆 부스에 위치한 'Re:member 잠실'에서는 팬들이 실제 잠실야구장 내야 흙을 작은 공병에 담았다.
팬들은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을 '실물'로 추억하고자 이곳에 줄을 섰다. 1시간 이상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렸고, 결국 부스 운영이 조기 종료됐다. 현장 스태프는 "오후 1시에 오픈하자마자 900명 이상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3시 10분 경 모든 뽑기 재료와 흙이 소진됐다"며 조기 마감 사유를 밝혔다.
팬들의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한 20대 여성 팬은 "잠실야구장 흙 받고 싶어 1시간 넘게 기다려서 들어왔는데 받지 못해 너무 슬프다"고 밝혔다. 이외 팬들도 아쉬움이 역력한 표정으로 다른 부스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반면 공병에 흙을 담는 데 성공한 팬들은 기쁨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팬들은 다양한 부스에서 친구·가족·연인 등과 함께 추억을 쌓았다. 10대 여성 팬은 "친구와 함께 놀러 왔는데 포토존도 마련돼서 직접적인 추억을 마련할 수 있어 좋았다. 1시간 반 넘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30대 부부 역시 "흙을 받지 못해 아쉽지만, 아이가 정말 좋아해 만족한다"고 웃었다.
한편 3시 40분경부터는 키움 고졸 신인 우완 투수 박준현과 LG 외야수 송찬의가 이곳을 찾아 플레이존에서 팬들에게 각각 피칭과 배팅을 가르쳐주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