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원유시장이 올여름 심각한 공급 불안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원유 재고까지 빠르게 감소하면서 국제유가가 본격적인 '위험 구간(red zone)'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행사에서 "글로벌 원유 재고 감소와 여름 여행 시즌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원유시장이 오는 7~8월 위험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전략적으로 핵심적인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하고 무조건적으로 재개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호르무즈 봉쇄에 글로벌 공급망 흔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운송로다.
하지만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중동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해상 운송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이스라엘과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유·휘발유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IEA "재고 여력 빠르게 소진"
IEA는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역사상 가장 심각한 공급 차질 가운데 하나를 겪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비롤 사무총장은 "시장이 위기 초기에는 비교적 충분한 공급 여유 상태였기 때문에 충격 일부를 흡수할 수 있는 운 좋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이러한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만약 중동에서 추가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 불안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단순한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넘어 실제 공급 부족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월가 기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15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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