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막판 합의점을 찾기 위해 이틀 연속 비공개 미팅까지 진행했지만, 정부의 긴급조정권 행사 가능성이 언급된 직후 노조가 사측의 제안에 반발하며 다시 대립 국면으로 돌아선 분위기다. 노조는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에서도 사측의 전향적 변화가 없을 경우 합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긴급조정 언급에 따라 회사의 태도도 변화한 것 같다"며 "오늘 비공식적으로 여명구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피플팀장 부사장의 요청으로 미팅을 진행했고, 사후 조정안보다 후퇴된 안을 납득할 수 있냐고 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이 이날 제시한 안은 지난 12일 중노위가 제시했던 사후조정안보다 조건이 후퇴했다. 초과이익성과급(OPI)의 경우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20%(상한 50% 유지)'에서 '영업이익 10% 또는 EVA 20%'로 선택 폭이 변경됐고, 특별포상 재원은 'DS부문 매출·영업이익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2%'에서 'DS부문 영업이익 200조 이상 시 영업이익의 9~10%'로 기준이 까다로워지고 규모도 축소됐다. 배분 방식 역시 지난 12일 안의 '부문 공통 70%, 사업부 30%'에서 17일 사측 안은 '부문 공통 60%, 사업부 40%'로 조정됐으며, 적용 기간 또한 '이후 유사 수준 달성 시 지속 적용'에서 '3년 지속 이후 재논의'로 제한됐다.
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사측이 위원장의 리더십으로 해결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했다"며 "사측에 납득할 수 없다고 전달했고, 내일 사후조정에서 동일한 자세라면 합의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긴급조정권을 시사하며 조합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긴급조정 및 중재가 되면 피해가 클 것이라고 압박하지만 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회사 측이 긴급조정, 중재 가면 노동조합이 힘들 것이라고 압박해 '그만 이야기하자'고 전한 후 현장을 이탈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치 국면은 하루 감지됐던 협상 재개 기류와 대조를 이룬다. 당초 전날 진행된 비공개 만남에서 여명구 피플팀장은 "노사 신뢰가 깨진 건 사과하고 할 말이 없다"며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고, 노조 측 역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담화 직후까지만 해도 최 위원장은 "긴급조정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은 없지만 삼성전자 노사 화합이 될 수 있도록 사후조정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대화 의지를 유지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세종 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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