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로서 자신의 권력을 제한하는 유일한 요소는 국제법이나 제도적 장치가 아닌 자신의 '도덕성(morality)'뿐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국제 질서와 동맹 체제의 근간을 부정하며, 미국의 패권 강화를 위한 무제한적 권력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보도한 단독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글로벌 파워에 한계가 있느냐는 질문에 "하나 있다. 내 자신의 도덕성이다. 내 자신의 마음, 그것만이 유일하게 나를 멈출 수 있다.(Yeah, there is one thing. My own morality. My own mind. It's the only thing that can stop me.)"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나는 국제법이 필요하지 않다"며 "사람들을 다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힘이 곧 법" 그린란드·베네수엘라 점유 의지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관계의 결정적 요인은 법이 아니라 힘'이라며,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예로 들어 "소유권(ownership)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덴마크와의 동맹 관계보다 그린란드를 직접 소유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심리적 필수 요건"이라며 사실상 영토 확장론을 제기했다.
또한 최근 미 특수부대를 투입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전복시킨 데 대해서도 "마약과 범죄가 미국에 실질적 위협을 가했기 때문"이라며 군사 개입을 정당화했다. 이러한 행보가 중국·러시아에 타이완이나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 그린란드 확보·나토 유지는 선택의 문제
그린란드 확보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지 중 어느 것이 더 우선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답변을 피하면서도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 이익에 직접 연관되지 않는 대서양 동맹(NATO)은 본질적으로 무용지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타이완을 공격하거나 고립시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지도자가 자신이 재임하는 동안에는 감히 그런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는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국내 통치에도 초법적 행보 예고
국내 정책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부의 견제 기능을 "특정 상황에서만 유효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대법원이 관세 정책을 막을 경우에도 이를 '라이선스 수수료(licensing fees)' 형태로 재포장해 강행하겠다는 우회 방안을 시사했다. 또한, 필요시 반란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해 미 본토에 군을 투입하거나 주방위군을 연방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의 패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군사적·경제적·정치적 수단을 모두 동원할 수 있다는 신념을 보여준다"며 "그의 세계관 핵심은 법이나 조약, 관례보다 국가의 힘이 강대국 간 질서를 결정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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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월 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백악관 이스트윙(East Wing) 개보수 프로젝트에 관한 국립수도기획위원회(NCPC) 공청회 중, 발표 자료가 띄워진 화면 옆 벽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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