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월 초 강하게 반등했던 암호화폐 시장이 8일(현지시간)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섰다. 비트코인은 9만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단기 조정을 받았지만, 글로벌 국채 금리 하락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은 이날 앞서 9만달러 아래로 밀리며 24시간 기준 약 2% 하락했다. 다만 최근 일주일 기준으로는 3% 이상 상승해 연초 반등 흐름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더리움은 하루 동안 약 3% 넘게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6% 안팎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알트코인 가운데서는 XRP가 24시간 기준 6% 넘게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15% 가량 상승했다.
다만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4억8600만달러가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이틀 연속 순유출이 발생했다. 연초 반등 이후 차익 실현과 관망 심리가 동시에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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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국시간 오후 7시 30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2.01% 내린 9만89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ETH)은 3.22% 밀린 31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XRP는 6.6% 하락하고 있으며, 솔라나(SOL)와 BNB, 도지 등 주요 알트 코인도 2~4% 하락하고 있다.
◆ 국채 금리 하락이 받쳐준 위험자산 심리
암호화폐 시장의 조정은 전통 금융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나타났다. 미 국채 가격이 전 구간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10년물 국채 금리가 4.14% 안팎까지 내려왔다. 부진한 경제 지표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후반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도 커졌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12월 민간 고용 증가 폭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ADP 민간 고용 지표에 따르면 12월 신규 고용은 4만1000명 증가에 그쳐, 이코노미스트들의 중간 전망치(5만명)를 하회했다. 일부 금리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말까지 두 차례 이상의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에 대한 베팅도 확대됐다.
아시아 채권 시장에서도 호주·뉴질랜드 국채가 상승했고, 일본 국채 선물 역시 강세를 유지했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는 위험자산 선호를 지지하는 핵심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 "연초 반등은 직선이 아니다"… 구조적 변화도 주목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연초 랠리의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로 보고 있다. 결제 서비스 업체 비투비인페이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이라며 "거시경제 환경이 투자 심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연말에는 유동성 축소와 포지션 정리로 시장이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연초 들어서는 유동성 개선과 정책 불확실성 완화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조정은 연초 반등이 단숨에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암호화폐 수익 구조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시장조성업체 플로우데스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쉬운 수익'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수익률과 USDC 대출 수익률이 2~5%대에 머물며, 머니마켓펀드나 단기 국채와 큰 차이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 단기 변동성 속 '다음 동력' 탐색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흐름이 당분간 국채 금리와 연준 정책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 반등의 연장선에서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는 시각과, ETF 자금 흐름 둔화와 전통 자산 선호 회귀가 이어질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계론이 맞서고 있다.
플로우데스크는 "암호화폐 신용 시장은 이제 성숙한 금융 시스템처럼 작동하고 있다"며 "향후 기회는 단순 스테이킹이나 대출이 아닌, 맞춤형 신용·복합 금융상품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연초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암호화폐 시장은 지금, 국채 금리 하락이라는 우호적 환경 속에서 반등의 지속력을 시험받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