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가 최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압박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2일(현지 시간)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카리브해에서 미국의 행동이 격화하고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는 해당 지역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국제 해운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성명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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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현지 시간) 카리브해에서 미국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 '그림자 선단'으로 의심받고 있는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 센추리어스호를 나포하고 있다. 이 유조선은 베네수엘라의 주요 석유 수출 시설인 호세 터미널에서 원유 180만~200만 배럴을 선적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라브로프 장관은 또 "러시아는 현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지도부와 국민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연대를 재확인한다"고도 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양국 장관은 국가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 원칙을 보장하기 위해 양국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국제 무대 특히 유엔에서 공동 행동을 조율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베네수엘라의 요청에 따라 23일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라브로프 장관과 카리브해에서 자행되고 있는 (미국의) 침략 행위와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 즉 미국 정부가 저지르는 선박 공격과 초법적 처형, 불법 해적 행위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9월부터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압박 수위를 크게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이 석유 자금을 마약 테러와 인신매매, 살인 및 납치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미군은 카리브해에 항공모함과 구축함,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을 대거 배치하고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공습해 파괴했다. 베네수엘라 측은 미국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군은 최근에는 베네수엘라 유조선에 대한 나포와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유조선 나포를 시작하자 "우방국인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긴장이 지속적이고 의도적으로 고조되고 있음을 주목한다"며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특징으로 하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