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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올해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이른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주식·채권 가격과 통화 가치는 올해 들어 나란히 상승했다.
주가지수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연초 이후 총수익률(미국 달러화 기준)이 27%로 미국과 유럽 주가지수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 연간 수익률에서 미국과 유럽을 동시에 앞지른 것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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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지역·국가별 주가지수 수익률 추이, MSCI 기준(범례 표시 좌측부터 아시아태평양, 미국, 유럽순) [자료=블룸버그통신] |
또 아시아 투자등급 채권지수(달러화 기준)의 올해 성과는 미국을 제치고 2019년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외환에서는 중국 역외 위안화가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인 한편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태국 바트화는 10%에 육박하는 연초 이후 상승폭을 보인다.
아시아 자산의 강세에는 3가지 배경이 있다.
①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고성장 지역으로 인식되는 아시아로 자본이 몰렸다. ②또 달러화 약세가 아시아 자산의 가격 매력을 끌어올렸다. ③아시아가 인공지능(AI) 핵심 거점으로 부상한 것도 배경이 됐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자산 가격의 강세가 일시적이 아니라고 본다.
밴티지글로벌프라임의 허비 첸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의 두드러진 성과는 단순한 순환적 반등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모멘텀이 아시아로 수렴해 2026년까지 신뢰할 만한 상승 궤도가 형성됐다"며 "미국이 AI 가치사슬의 최상단을 여전히 장악 중이지만 중국·대만·한국·일본은 AI 가치사슬 핵심부를 담당하면서도 미국식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다"고 했다.
주가 강세는 아시아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일본·한국·대만·중국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찍었다. 한국 코스피는 올해 71% 치솟아 전 세계 주요 주식시장 가운데 최상위권 성과를 냈다.
중국 주식시장은 AI 열풍에 힘입어 2020년 이후 5년 만에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중국 기술 업종은 수년 동안 규제 압박에 짓눌려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에 거래돼 왔으나 재평가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콜로니얼퍼스트스테이트의 조너선 아미티지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 기술주 재조명이 2026년 신흥시장 주식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들었다"고 했다.
다만 위험도 존재한다. 중국 경기 회복세가 고르지 않다.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서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에 타격이 가해져 투자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또 AI 관련 기술주에 투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성장 둔화나 투자심리 반전 시 주가 급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큰 그림은 바뀌지 않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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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하이 푸둥 루자쭈이 금융지구의 황소 조각상 [사진=블룸버그통신] |
일부 전문가는 아시아의 '크로스애셋' 랠리가 장기 재평가 사이클의 초입이라고 진단한다. 성장 전망이 개선되면서 시장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밴티지글로벌프라임의 첸 애널리스트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역동적이고 다양한 성장 엔진을 갖춘 아시아에서 2025년은 정점이 아니라 장기 재평가 사이클의 시작"이라고 했다.
투자자들의 아시아 관심은 주요 시장을 넘어 확산 중이다. 베트남이 유망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베트남 주가지수는 올해 약 38% 올랐다. 일부는 상승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밴태지포인트 애셋매니지먼트의 닉 페레스 최고투자책임자는 "베트남에 가장 낙관적"이라며 "매력적인 가치와 성장 특성을 모두 갖췄다"고 했다.
아시아 통화 가치의 강세 흐름도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통화 가치뿐 아니라 호주·뉴질랜드달러 역시 통화정책 긴축 전망 속에서 상승했다.
BNY의 위쿤 총 아시아·태평양 전략가는 "관세를 둘러싼 변동성에도 호주 달러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달러 약세, 역내 무역 성장의 회복력, AI 주도 낙관론이 올해 아시아에 힘이 됐고 이 흐름은 2026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회사채 시장도 낙관론이 완연하다. 투자등급 회사채는 스프레드가 11월의 역대 최저치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 있는 등 현재 시장 신뢰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하이일드(정크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9월에 기록한 7년 만에 최저치 부근을 유지 중이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츠 의 오마르 슬림 아시아 채권 공동대표는 "아시아 투자등급 채권 시장은 신용도가 높고 펀더멘털도 탄탄하다"며 "발행 물량도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늘어난 대기 자금(money pool)이 채권을 활발히 사들이고 있다"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