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중국이 몽골 접경 지역 인근 지하 격납고(사일로) 기지에 100기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장전해 운용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미국 국방부가 평가했다. 이는 중국의 핵전력 증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며, 미·중 간 핵 군비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의회 제출을 앞두고 작성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이 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3곳의 사일로 기지에 고체연료 방식의 ICBM '둥펑(DF)-31'을 100기 이상 장전했을(loaded) 가능성이 크며, 이는 미국 본토와 태평양 내 미군 기지에 즉각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사일로의 존재 자체를 주시해온 미국이 실제 미사일 장전 규모까지 명시한 것은 처음이다. 보고서는 새로 배치된 미사일의 구체적 표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 특성상 미국 본토와 태평양 내 미군 기지에 즉각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핵탄두가 현재(2024년 기준) 약 600기 수준이지만 2030년엔 1000기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중국은 국제적 군비 통제 논의에 관여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베이징이 포괄적 군비 통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이 2027년 말까지 대만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력 확보를 목표로, 무력 점령 시나리오를 정교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본토에서 최대 2000해리(3700km) 거리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작전 능력을 검토 중이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분쟁 시 미군의 개입을 어렵게 만들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미 국방부는 시진핑 국가주석 주도로 로켓군과 방산 업계를 겨냥한 부패 숙청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숙청이 단기적으로는 전력 운용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효율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10월 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국경절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DF-31AG)을 탑재한 군용 차량들이 톈안먼 광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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