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교착상태에 빠졌던 한미 관세협상이 다시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한국 정부가 "상호 호혜적이고 합리적인 협상이 돼야 한다"며 강한 입장을 고수하자 미국 정부도 기존 입장을 재고하는 분위기다.
정부 일각에서는 내달 말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최종 타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타결 시점보다는 호혜적인 협상 결과가 더욱 중요하다는 인식이 더욱 강하다. 때문에 접점을 찾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 구윤철 부총리·여한구 본부장 잇따라 물밑협상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본부장은 이날 오후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양자회담을 가졌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 경제장관회의'를 계기로 한미 관세협상 관련 추가 협의에 나선 것.
산업부는 회담 결과와 관련 "한미 관세협상 후속협의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 호혜적 방향으로 접점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를 집중적으로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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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이 2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쿰푸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아세안+3 경제장관회의'에서 경제·통상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5.09.25 dream@newspim.com |
이에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대미투자 패키지, 환율협상 등을 현안을 논의했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언론 공지를 통해 "구윤철 부총리와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접견에 이어 별도 면담을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도 베선트 재무장관을 만나 '호혜적이고 합리적인 협상' 원칙을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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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국 투자 서밋(Korea Investment Summit)'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5.09.25 plum@newspim.com |
◆ 한국 정부, 호혜적인 협상 고수…트럼프 입장 변화 여부 주목
한국 정부는 이틀 사이에 물러설 수 없는 협상의 원칙을 분명히 제시하고 트럼프 정부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3500억달러(약 49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 투자 방식과 수익배분 원칙을 놓고 미국 측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 공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한국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입장 변화를 표명할 지 주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상호 호혜적이고 합리적인 협상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각적으로 표명했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입장 변화를 기대했다.
이어 "러트닉 장관이 '(일본과의 협상 결과를) 한국이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하라'고 말했던 때와 비교하면 (미국 정부의)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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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국 정부가 기대하는 대로 협상이 급진전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합의가 도출될 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내달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타결되면 좋겠지만, 타결 시점보다는 협상 결과가 훨씬 중요하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것처럼 상호 호혜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이어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