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 S26 시리즈에 '플러스' 모델을 포함하기로 했다. 당초 플러스를 빼고 초슬림폰 '엣지'로 대체하려 했지만, 아이폰 에어의 판매 부진 등 예상보다 저조했던 슬림폰 수요가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기본·플러스·엣지·울트라' 모두 4종 라인업으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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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출시한 갤럭시 S25 엣지 [사진=뉴스핌DB] |
◆슬림폰 시장 반응 시큰둥...아이폰 에어·S25 엣지 판매 약세
25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내부 논의를 거쳐 갤럭시 S26 시리즈에 플러스 모델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플러스 모델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셋 탑재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갤럭시 S25 엣지'를 출시하고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는 플러스 대신 '엣지'를 라인업에 추가할 예정이었다. 플러스 모델 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만큼,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앞세운 엣지로 수요를 끌어오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초슬림형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했다. 이달 공식 출시한 아이폰 에어의 판매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서 아이폰17 시리즈 중 기본·프로 모델 선호도는 높지만, 초슬림폰인 아이폰 에어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에어의 사전예약 비중은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산운용사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애널리스트는 "올해 아이폰17 모델 중 배송 지연 기간이 가장 짧은 제품이 에어"라며 "이는 수요가 약하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갤럭시 S25 엣지'의 판매량도 삼성 내부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해당 제품의 국내 사전 판매량은 갤럭시 S25 시리즈의 기존 일반, 플러스, 울트라 모델의 판매 수준과 비교하면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플러스로 '허리' 수요 겨냥…삼성 실리 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소비자 선택권 확대 차원으로 해석한다. 기본·플러스·엣지·울트라로 이어지는 4단계 라인업은 화면 크기·성능·가격대별로 고르게 분포돼 다양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플러스 모델은 기본형보다 큰 화면과 배터리를 원하면서도 울트라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선호하는 수요층을 겨냥한다.
그동안 플러스 모델은 기본형과 큰 차이 없는 기능에 화면 크기만 확대된 형태로 출시되면서 차별화 요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긴 했다. 더 큰 화면의 울트라 모델과 비교해도 디스플레이 크기 차이가 크지 않아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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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7 시리즈 판매가 시작된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애플스토어에서 한 고객이 아이폰 에어 모델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그럼에도 삼성은 플러스 모델이 일정한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차별화는 다소 부족하더라도 안정적인 판매량을 뒷받침할 '중간 허리' 역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 부활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시장 반응을 종합해 라인업 변경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공개되는 S26 시리즈 라인업은 총 4종(S26·S26 플러스·S26 엣지·S26 울트라)을 선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슬림 모델은 디자인 혁신 이미지는 있었지만 실제 수요가 미미하다"며 "삼성이 플러스를 되살린 것은 실리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라인업 재편은 애플과의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아이폰17 에어 판매 약세로 드러난 슬림 시장 한계를 활용해 삼성전자는 라인업의 안정성과 선택지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대응하는 셈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건 디자인 실험이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로 원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라며 "삼성이 플러스 모델을 부활시킨 건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플러스 모델 출시와 관련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