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총사업비 6778억원 규모의 개포우성7차 아파트 시공사 선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시공능력평가 1, 3위인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중 어느 곳이 조합원의 선택을 받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수주전에서 두 회사는 각기 다른 철학을 내세우며 수주전에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대형사들의 수주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래미안' 브랜드파워 vs '써밋' 특화설계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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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삼성물산 래미안 루미원(왼쪽)과 대우건설의 써밋 프라니티(오른쪽) 외관 [제공 = 삼성물산, 대우건설] 2025.07.15 dosong@newspim.com |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우성7차아파트 재건축조합(이하 조합)은 오는 23일 오후 2시30분 서울주택도시공사(SH) 개포동 사옥 2층에서 총회를 열고 최종 시공사를 선정한다.
시공사 선정을 두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각종 조건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단지명으로 '써밋 프라니티(SUMMIT PRANITY)'를 내세운 대우건설은 특화 설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루브르 박물관 설계로 유명한 장 미셸 빌모트 등 거장 9인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적인 주거 편의성과 상징적인 랜드마크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단지를 가로지르는 길이 90m의 스카이브릿지, 타워형 아파트의 단점인 환기와 채광 문제를 해결한 '3세대 판상형 타워' 설계(전 세대 남향 및 맞통풍 100% 구현),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스마트 사일런트 바닥 구조' 기술 등이 핵심이다. 또한 대우건설은 지하철 대청역과 단지를 직접 연결하는 공사비 80억원과 인허가비 3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제안해 입주민의 실질적인 교통 편의 제공에 중점을 뒀다.
삼성물산은 업계 1위,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단지 고급화를 추구한다. 단지명으로 '래미안 루미원'을 제안한 삼성물산은 글로벌 설계 그룹 '아르카디스(ARCADIS)'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약 3000평에 달하는 초대형 중앙광장, 2.77m의 천장고, 에클라 루미원으로 대표되는 경관 조명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커뮤니티 시설은 4226평으로 개포 일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4개 층에 걸친 아트리움과 호텔식 편의시설로 주목받는다. 또한 스카이브릿지를 제외하는 대신, 두 개의 랜드마크동 최상층에 스카이 커뮤니티를 계획했으며, 서울시 인허가 조건을 100% 충족해 추가 설계 변경 없이 바로 착공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업 비용과 공사 기간에서는 삼성물산의 제안이 대우건설에 비해 표면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삼성물산의 공사비는 3.3㎡당 868만9000원으로, 대우건설의 879만6000원보다 낮은 편이다. 공사 기간 역시 43개월을 제시해 대우건설의 47개월보다 짧다.
◆ 삼성 '이주비 LTV 100%+α' vs 대우 'CD+0.0% 고정금리·확약 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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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조건에서 삼성물산은 자사의 AA+ 신용등급을 활용해 자금 조달 시점의 '시중 최저금리'를 적용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주비 대출 역시 LTV 100%에 추가 한도(+α)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공해 조합원의 부담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우건설은 조합이 짊어질 잠재적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사업비 조달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통해 가산금리가 없는 'CD+0.0%' 고정 금리 조건을 제시했다. 또한 공사비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물가 연동 방식', 분양 시장 변동에 따른 조합의 자금 압박을 막는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조건 등을 내세웠다.
'확약서'는 대우건설의 책임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책임준공확약서를 입찰 마감일에 선제적으로 제출했던 대우건설은 "천재지변과 전쟁을 제외하고는 준공기한을 지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9일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의 명의로 된 확약서를 제출하면서 사업제안서와 공사도급계약서에 포함된 제안 조건을 명시하고, "조건의 변경 또는 축소가 없음을 확약한다"고 강조했다.
◆ '압구정 철수' 삼성 vs '강남 첫 써밋' 대우…양사 모두 '총력전'
이번 수주전은 양사 모두에게 총력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로서는 김보현 사장 체제 원년에 강남권에 고급 브랜드 '써밋'을 내세우는 첫 대형 주택 사업이다. 이에 김보현 사장은 지난 개포우성7차 홍보관을 방문하는 등 세 차례 현장에 직접 방문하며 수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지난 압구정2구역 수주전을 조기에 철수한 뒤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는 중이다. 개포우성7차 역시 강남 알짜 사업지로 평가되는 만큼, 올해 초 한남4구역에 이어 정비사업 수주 연승을 노리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은 1987년에 준공된 802가구의 기존 아파트를 허물고, 약 1122가구의 초고층 단지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총사업비가 약 6778억원에 달하며, 대청역(3호선)과 대모산입구역(수인분당선) 인근의 더블 역세권 입지에 용적률이 157%로 낮아 사업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