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0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 방산주는 이날도 내림세를 보였지만, 영국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범유럽 지수를 플러스(+) 영역에 올려놓았다.
영국의 벤치마크 지수는 장 초반에는 7월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과 함께 약세를 보였으나 소비재와 헬스케어 주식이 강세를 기록하면서 결국 1.0% 넘게 올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1.28포인트(0.23%) 오른 559.09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지난 3월 3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563.13)를 다시 눈 앞에 두게 됐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도 98.92포인트(1.08%) 뛴 9288.14로 마감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46.10포인트(0.60%) 내린 2만4276.97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6.05포인트(0.08%) 하락한 7973.03으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56.41포인트(0.36%) 후퇴한 4만2864.81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1.70포인트(0.08%) 떨어진 1만5292.10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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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통계청(ONS)은 이날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 전달에 비해 0.1% 올랐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3.7%보다 높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종료로 작년 9월 1.7%까지 떨어졌던 수준보다 2.2배 이상 높았다.
영국 증시는 개장 이후 잠시 하락세를 보였지만 오전 10시를 지나면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소비재와 헬스케어 주식들이 강세를 보였다.
의료장비 업체인 콘바텍(Convatec)은 2억4000만 파운드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5.6% 급등했다.
글로벌 소비재 그룹인 유니레버(Unilever)는 소비재에 대한 수요 증가와 안전 자산 성격이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유입돼 3.3% 상승했고, 담배 업체인 임페리얼 브랜드와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는 각각 2.8%, 2.7% 올랐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도 "올해 실적 개선과 매출 성장률이 기대되며 영업이익률을 16% 이상 유지할 것"이라는 발표와 함께 3.56%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미래와 관련된 전망에는 낙관적 분위기가 계속됐다.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의 안보 책임자들이 3자 위원회를 구성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은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는 낙관론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세부 사항이 명확하지 않아 신중한 시선도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탓에 유럽의 방산주는 이날도 1.35% 하락하면서 약세를 이어갔다.
모닝스타의 수석 주식 전략가인 마이클 필드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유럽 각국은 무기를 계속 보충해야 한다"며 "방산업체들은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좋은 비즈니스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방산 분야를 평가하는 데 있어 약간의 결함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유럽 테크 주식도 미국의 기술주 매도세가 이어지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버블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0.5% 떨어졌다.
개별주로는 건축 단열 제조업체인 덴마크의 록울(Rockwool)이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후 16.2% 폭락했다. 2년 6개월 만에 최악의 하루였다. 록울은 올해 영업이익률이 16%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는 작년 17.5%에서 낮은 수치이다.
안과 의료 제품 기업인 스위스의 알콘은 올해 순매출 전망을 소폭 낮추면서 9.4%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