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최근 휴전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스라엘 연정 내 극우세력이 이번 합의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만약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이 합의안을 받아들이고 극우 정당들이 연정 탈퇴를 선언하게 된다면 네타냐후 연정은 붕괴할 수도 있다.
![]() |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 본회의 토론에 참석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네타냐후 내각은 5개 정당이 연합해 전체 120석의 의회 의석 중 62석을 차지해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극우 정당 2곳이 13석을 점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당 중 가장 극우 성향으로 평가되는 오츠마 예후디트(유대인의 힘) 소속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지난 18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와의) 부분적 합의를 타결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극우 정당인 종교적 시온주의당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도 협상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부분적 협상안은 (하마스가 잡고 있는) 인질의 절반을 포기하고 패배 속에서 전쟁을 중단하는 결말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에게 항복하고 생명줄을 제공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속해 있는 리쿠드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셰 사데 리쿠드당 의원은 19일 이스라엘 현지 매체 채널14와의 인터뷰에서 "부분적인 합의를 시도하는 것은 도덕적인 어리석음이며 전략적 실수"라며 "이는 결국 하마스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모두 최근 논의되고 있는 협상안을 '부분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60일간의 휴전을 전제로 생존해 있는 인질 20여명 중 10명, 사망한 인질 30여구 중 18구를 송환하는 내용이 골자이기 때문이다.
양측은 이외에 이스라엘이 풀어줄 팔레스타인 포로의 규모, 가자지구에 설정될 완충지대의 폭 등을 놓고도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하마스는 지난 18일 이 같은 협상안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또 이스라엘이 최종적으로 전쟁을 끝내겠다면 모든 인질을 석방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전면적 무장 해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NYT는 "하마스가 수용한 휴전안은 이전에 이스라엘이 수락했던 조건과 유사하다"며 "일시적인 휴전과 전쟁 종식 합의에 이르는 방안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직 이 방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일부 인질만 석방하는 거래에서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말했지만 내각의 일부 인사들은 "협상안 제안이 있었고, 그에 어떻게 대응할 지 검토할 것"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이스라엘 연정은 현재 5개 정당의 연합으로 지탱되고 있다. 리쿠드당(32석)과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당(11석), 종교적 시온주의당(7석), 오츠마 예후디트(6석), 뉴호프당(6석)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