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8-04 08:43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회원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플러스(+)가 3일(현지시간) 오는 9월부터 하루 54만7000 배럴의 증산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OPEC+ 8개국은 짧은 화상 회의를 통해 증산안에 합의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이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8일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함께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에도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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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OPEC+는 시장 점유율 회복을 목표로 공격적인 증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OPEC+는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견조한 세계 경제와 낮은 재고 수준"을 증산 결정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번 합의는 팬데믹 기간 단행됐던 감산 조치를 사실상 조기에 철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8개국은 2023년 11월부터 자발적으로 생산량을 감축해 왔고, 해당 감축은 2026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해제될 예정이었다.
OPEC+의 증산분과 아랍에미리트(UAE)의 별도 증산분까지 포함하면 총 생산 증가량은 하루 약 250만 배럴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원유 수요의 약 2.4% 수준이다.
OPEC+ 8개국은 지난 4월 하루 13만8000 배럴 규모의 소폭 증산을 시작으로, 5~7월에는 각각 41만1000 배럴, 8월에는 54만8000 배럴을 증산해왔다.
유가는 증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배럴당 약 70달러에 마감했으며, 이는 4월 기록한 올해 저점인 58달러 대비 크게 오른 수준이다. 계절적 수요 증가도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9월 증산 소식에 4일 오전 아시아장 초반에 유가는 하락세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 18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0.62% 하락한 69.24달러,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58% 내린 66.94달러에 거래됐다.
로이터가 인용한 OPEC+ 소식통들에 따르면, 8개국은 오는 9월 7일 다시 회의를 열고, 현재 유지 중인 하루 165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언제 해제할지 논의할 계획이다. 해당 감산 조치는 당초 2026년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