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7-31 17:01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된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해 세부기술을 새로 지정하고, 관련 사업화 시설을 세액공제 대상으로 추가했다. 생성형 AI 등 핵심 기술과 AI 서비스 제공을 위한 데이터 센터가 새롭게 포함되면서 세제 지원의 범위가 한층 구체화됐다.
AI 해외 우수 인력이 국내로 복귀할 경우 소득세를 10년간 50% 감면해 주는 제도는 3년 더 연장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핵심 인재의 국내 유입을 촉진하고 AI 산업 전반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 AI 세부기술 5개 신설…데이터 센터도 세액공제
기획재정부는 31일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앞서 국가전략기술로 포함된 AI 분야에 세부기술 5개를 신설하고, 사업화 시설 1개를 새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AI가 전략기술에 편입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현행 제도상 국가전략기술에 해당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일반 R&D보다 높은 수준의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R&D 비용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우 최대 50%, 중견기업은 최대 45%, 대기업은 최대 40%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이는 기본 공제율(중소기업 25%, 중견기업 20%, 대기업 최대 2%)보다 대폭 높은 수준이다. 추가 공제율은 기업의 R&D 지출이 전년 대비 얼마나 증가했는지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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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도 마찬가지다. 토지나 건물을 제외한 사업화 설비나 시험 설비에 대해 투자 금액 일정 비율을 공제받을 수 있다. 전략기술로 지정된 경우 중소기업 25%, 중견기업 15%, 대기업 15%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투자 증가분이 있다면 추가로 10%의 세액공제를 더 받을 수 있다.
이번 개편안을 통해 신설된 세부기술은 ▲생성형 AI ▲에이전트 AI ▲학습·추론 고도화 ▲저전력·고효율 AI 컴퓨팅 ▲인간 중심 AI 등 5가지다. 정부는 AI 혁신 생태계 조성에 필수적인 주요 AI 기술들을 5개로 나눠 선정했다.
아울러 사업화시설 세액공제 대상에는 AI 서비스용 데이터 센터가 추가됐다. 정부는 AI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서비스 인프라 구축까지 전방위적으로 세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박금철 기재부 세제실장은 "AI가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올해 초에 지정됐지만, 세부기술이 아직 없었던 상황이었다"며 "이번에 전문가 평가를 거쳐 AI 분야 전략기술 5개를 신설하고, 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센터를 사업화 시설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 내용은 지난 3월 조세특례제한법 부칙과 동일하게 올해 1월 1일 이후 발생한 연구개발비 또는 투자분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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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박사급 인재 국내 복귀 시 소득세 10년간 50% 감면
해외에서 활동 중인 박사급 인재가 국내로 복귀할 경우 소득세를 10년간 50% 감면해주는 제도도 3년 연장된다. 기존에는 올해 말까지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개편으로 2028년 12월 31일까지 기한이 늘었다.
대상은 자연·이공·의학계 박사 학위를 취득한 내국인으로, 외국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복귀 후 기업부설 연구소나 정부출연 연구기관, 대학 등에 취업할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제도는 고급 인재가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해외에서 고소득을 받던 박사급 인재들에게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국내 이직의 유인을 높여 글로벌 기술 인재를 국내로 불러들이는 실질적 유인책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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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2025.07.31 photo@newspim.com |
이번 개편을 통해 정부는 전략기술로서의 AI 활용도를 높이고, 인재 확보부터 인프라 조성까지 아우르는 세제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특히 세부기술 지정과 사업화 시설 추가를 통해 정책 대상을 구체화함으로써, 기업 입장에서는 세제 혜택 활용의 명확성이 높아진 동시에 기술 투자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커졌다. 해외 우수 인재의 복귀를 유도하는 소득세 감면 제도 연장도 R&D 역량의 내실을 다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앞으로 AI와 미래형 이동·운동수단 등 전략산업에 대한 연구 개발과 투자 세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전략기술에 AI 분야 5개 기술을 추가하고, 데이터 센터를 사업화 시설로 지정하는 등 기업의 적극적인 AI 관련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r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