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7-24 15:32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제철이 중국발 철강 감산 기대, 미국 관세 대응을 위한 현지화 전략, 통상 마찰 대응 강화를 기반으로 하반기 실적 반등에 나선다.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는 100% 자회사 형태 현지 법인을 만들며 현지화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24일 매출 5조9456억원, 영업이익 9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 소폭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980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분기 대비는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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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경 [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은 "노조 파업의 영향에서 벗어나 생산과 판매량이 증가했고, 원재료 가격 하락과 자회사 실적 개선이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中 감산과 통상 대응 강화로 철강 시황 개선 기대
하반기 시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대제철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중국의 철강 감산 본격화 조짐과 함께, 통상 대응 강화에 따라 철강 시황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 1일 중앙재경경제위원회 회의에서 "과잉 생산은 통상 마찰을 유발한다"고 지적했으며, 중국 철강협회 역시 철강업계 감산 요청을 정부에 공식 전달하며 공급 조절 기대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한국 신정부 출범 이후 경기부양책 및 금리 인하 기대가 더해지며 내수·건설 경기 회복 가능성도 하반기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후판 관련 통상 환경도 변화 중이다. 4월부터 부과된 중국산 후판 잠정관세로 수입량은 줄었지만, 건설경기 회복 지연으로 가격은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다만 하반기 후판 및 열연에 대한 추가 덤핑관세 조치가 예고돼 있어 가격 회복 모멘텀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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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 =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미국 연방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자리한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2025.03.25 mj72284@newspim.com |
◆루이지애나 제철소 현지 법인 설립…100% 자회사
미국 시장 대응을 위한 루이지애나 제철소 설립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최상건 전략기획본부장 전무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 6월 26일 현대제철 100% 단독 투자로 '현대스틸루이지애나 LLC'를 현지 법인으로 설립했다"고 밝혔다. 연내 지분 구조 등 세부사항을 확정하고 시장과 소통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1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현대제철은 2029년까지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미국 정부의 철강·알루미늄 품목별 50% 관세 부과 조치에도 판매 물량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원배 영업본부장 부사장은 "쿼터는 약 45만톤 수준이며, 이 범위 내에서 무리 없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최 전무는 "단기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긴 쉽지 않겠지만, 설비 개선 시 일본계 완성차 업체와의 경쟁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을 인수하며 2028년까지 약 1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이에 대응해 친환경·고부가 제품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내년 1분기 탄소저감 제품 양산을 목표로 전기로-고로 복합 생산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을 줄인 강판 생산이 가능해지고, 신규 고객 확보에도 유리한 입지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상반기에는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열처리 설비를 개조해 3세대 고강도 강판 생산체제를 갖췄다. 이 강판은 고성형성과 고강도를 동시에 구현한 차세대 모빌리티 핵심소재로, 현재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병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해외 완성차사 대상 마케팅 강화와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유럽 시장을 포함한 탄소중립 수요 확대 지역을 공략해 ESG 기반 경쟁력도 키운다는 방침이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