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7-23 06:03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긴장감이 커지면서 22일(현지시간)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수요 감소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보다 1.1% 상승한 3443.70달러에 마감됐고,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3일 오전 3시 10분 전날보다 1% 오른 3428.84달러로 6월 1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주 만에 최저치 근처로 하락하며 금 매력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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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핀과 19%의 상호 관세율 적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트럼프 정부는 8월 1일 상호 관세 시행을 앞두고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필리핀과 무역 협정을 타결 지었다.
같은 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다음 주 중국 측 인사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혀 8월 12일 관세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한 다른 국가들과의 '일련의 무역 합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연합(EU) 외교관들은 미국과의 무역 합의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EU가 더 광범위한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시사했다.
킷코 메탈스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짐 와이코프는 "무역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수요를 유발하고 있다"며 "미국은 여러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데, EU와의 협상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실제로도 아직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릴라이언스 증권의 선임 상품 애널리스트인 지가르 트리베디는 "금값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저항선은 3420달러 선에 있고, 반대로 3350달러 수준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의 회의를 앞두고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서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날 연준 기관 전반에 대한 검토를 촉구한 베선트 장관은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즉각적으로 사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독립성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는 무역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전일 대비 0.9% 하락한 배럴당 68.59달러에 마감됐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1.47% 하락한 배럴당 66.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EU 대부분의 수출품에 대해 8월 1일부터 30%의 관세 부과를 경고한 상황에서, 양측은 협상 타결을 시도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어 위험 선호 심리는 후퇴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지난달 말 종결된 이후, 유가는 횡보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 지표는 4월 초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가운데 라보뱅크의 글로벌 에너지 전략가 조 디라우라는 "유가 하방 위험 요인은 2024년 4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예상되는 장기 공급 과잉이며, 여기에 8월 1일 관세 시한 역시 또 다른 하락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정체된 반면, 최근 원유 시장에서 가장 큰 움직임은 디젤 가격에서 나타나고 있다. 공급 부족과 정유시설 폐쇄 여파로 디젤 가격이 급등 중이다.
향후 시장은 이번 주 후반 발표될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및 주택 판매 지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