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6-23 09:06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 강하게 비난 성명을 낸 중국이 향후 이란 지원에 나설지, 그리고 만약 지원한다면 그 수위는 어느 정도가 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해 22일 저녁 성명을 발표하며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했고,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하에 있는 핵시설을 공격한 데 대해 강하게 규탄한다"며 "미국의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며 심각하게 중동의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이스라엘이 조속히 휴전하고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은 국제 사회와 함께 정의를 수호하고 중동 지역의 평화를 회복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3일 논평에서 "외부의 무력 개입이 결코 평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은 중동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며 "미국의 무력 개입이 평화에 역행하는 결과를 빚어왔음이 거듭 증명된 바 있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 내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쩌우즈창(鄒志强) 푸단(復旦)대학 교수는 "이란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고, 충돌 역시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양측의 충돌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쯔신(李子昕)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며칠 내에 미국이 다시 이란의 핵심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은 미국의 중동 기지를 타격할 것이며 아랍 국가들은 더 높은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서방 세계와 달리 중국은 이란에 대한 지원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무기 지원과 같은 직접적인 지원이 아닌 무역 지속 등의 간접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했던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의 석유 수출 물량의 90%가 중국으로 향한다. 중국으로서는 이란 석유 수입을 중단할 이유가 없는 만큼 양국 간의 무역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은 중국으로부터 물자를 수입할 것이며, 특히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물자 수입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이란을 포함한 중동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선에서 이란을 물밑에서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중국은 이란과의 정상적인 교류를 유지하면서, 중동 지역 문제에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전화 통화에서 시진핑 주석은 ▲ 즉각적인 휴전 추진 ▲ 민간인 피해 방지 ▲ 대화를 통한 이란 핵 문제 해결 ▲ 국제 사회의 노력 강화 등 4가지를 강조했다. 특히 휴전과 관련해서 이스라엘이 조속히 휴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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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핵 시설 타격 후 기지로 귀환하는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