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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타격] 월가 "중동발 쇼크에 대비...유가·인플레 자극 우려"

기사등록 : 2025-06-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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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인플레 자극에 연준 인하 시나리오 흔들…"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주식시장 충격은 단기적일 수도…과거 사례선 회복
달러는 반등, 아시아 자산은 압박…"위험자산 이탈 경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이란 핵시설 정밀 타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질 참이다. 공습은 주요국 시장이 열리지 않은 토요일(미국 현지시간 21일) 밤 감행됐다. 1차 충격은 오는 23일 아시아 시장 개장과 함께 밀려들 예정이다.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선 주초 아시아 시장에서부터 유가 급등과 주가 하락, 달러 강세 등 전형적인 '리스크 회피'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번 사태로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대폭 커질 것이란 우려가 뒤따른다.

마크 스핀델 포토맥 리버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초기엔 경악할 것이며 유가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공습 피해 규모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작전 종료를 선언했지만, 상황은 계속 진행 중"이라며 "전 세계 미국인이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가·인플레이션 자극 확대…연준 인하 시나리오 '흔들'

시장에 가장 큰 불안 요소는 유가다. 이는 주요국 인플레이션 흐름과 직결된다. 유가 상승은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정책당국이 꺼려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높여 놓을 수 있다.

잭 애블린 크레셋캐피털 CIO는 "이번 사태는 우리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복잡한 리스크 층위를 하나 더 만든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6월 10일 이후 18% 넘게 상승했고, 지난 19일에는 배럴당 79.04달러로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증시의 S&P500 지수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6월 13일 직후 소폭 하락한 뒤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공습이 이뤄지기 전, 영국의 경제연구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① 사태 완화 ② 이란의 석유 생산 전면 중단 ③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 중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고, 미국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연말까지 6%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옥스퍼드는 "가격 충격은 실질소득을 타격해 소비를 위축시키고, 2차 인플레 효과에 대한 우려로 연준의 금리 인하 여지는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 연준은 6월 18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하며, 올해 두 차례(총 0.5%포인트) 인하를 전망했다. 그러나 유가가 급등하고 인플레이션이 재차 고개를 들 경우, 연준의 완화 기조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신화사 = 뉴스핌 특약] 2019년 4월 30일, 이란 병사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순찰하고 있다.

◆ 주식시장 충격은 단기적일 수도…과거 사례선 회복

유가 급등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관세로 이미 부담을 안고 있는 세계 경제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과거 사례를 근거로 주식시장의 반응이 단기적일 수 있다고 본다.

제이미 콕스 해리스 파이낸셜그룹 매니징 파트너는 "초기 유가는 급등하겠지만, 이란이 핵능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오히려 평화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며 "며칠 내 시장은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란은 협상력을 상실했고, 결국 테이블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과거에도 주식시장은 중동 분쟁 직후 하락했다가 수개월 내 회복세를 보였다. 2003년 이라크 침공과 2019년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 당시에도 초기엔 주가가 흔들렸지만, 평균 2개월 뒤에는 반등했다. 웨드부시증권과 CapIQ Pro에 따르면 중동 전쟁이 발생한 뒤 3주간 S&P500은 평균 0.3% 하락했지만, 두 달 후에는 평균 2.3% 상승했다.

이번 작전이 단발성에 그친다면, 시장은 오히려 안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크 말렉 시버트파이낸셜 CIO는 "이 결정은 불확실성을 사전에 차단한 조치로, 단기적으로는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투자 심리 회복에는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변수의 향방이 결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달러는 반등, 아시아 자산은 압박…"위험자산 이탈 경계"

올해 들어 달러 가치는 미국의 '예외성' 약화 우려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중동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지면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스티브 소스닉 IBKR 수석 전략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주식은 부정적 반응을 피하기 어려우며, 그 강도는 이란의 대응과 유가의 급등 폭에 달렸다"고 말했다.

아시아 시장은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이번 사태에 특히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츠의 롱 렌 고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사태로 중동 리스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고, 에너지 가격 상승은 아시아 성장률 전망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이탈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아시아 자산의 약세 압력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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