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5-06-12 23:39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12일(현지시간)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IAEA의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은 지난 2005년 6월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독자적인 공격 준비를 끝냈고 언제든 실행할 태세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어 중동 지역의 긴장 상태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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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설치된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IAEA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35개국 중 19개국 찬성으로 이란의 NPT 의무 위반에 대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발의했다.
러시아와 중국, 부르키나파소 등 3개국은 반대표를 던졌고, 11개국은 기권했다. 나머지 2개국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IAEA는 "이란이 여러 장소에서 신고되지 않은 핵 물질과 활동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란이 2019년 이후 핵 시설 3곳의 활동에 대한 설명을 거부해 왔고, 무기급에 가까운 60% 농축 우라늄을 축적해 NPT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란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결의안은 정치적인 것"이라며 "핵 감시기관의 신뢰성과 위신에 완전히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안전한 장소에 새로운 우라늄 농축 센터를 가동하고, 다른 장소에 있는 1세대 장비를 더 현대적인 장비로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이란의 핵 활동을 비난하는 조치는 이란이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도록 강요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존재를 훼손하는 악의적인 행위자들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란의 핵 책임자인 모하마드 에슬라미는 "새로운 농축 시설이 이미 건설되었으며, 장비를 갖추면 가동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란은 NPT 탈퇴도 위협했다. 이란은 1968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고 1970년 발효된 NPT에 출범과 함께 가입하고 서명한 회원국이다.
IAEA의 이번 결의안으로 국제사회는 2015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포함된 '스냅백 매커니즘'을 가동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됐다고 NYT는 평가했다.
스냅백은 이란이 합의 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유엔 등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강력한 금융·경제 제재를 복원할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이다.
이란핵합의는 오는 10월 18일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