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6-09 11:39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항상 최고, 정상에 오르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우승을 밥 먹듯 하는 안세영(23·삼성생명)이 올 시즌 벌써 국제대회 5승을 거두고 귀국하며 한 말이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절대 1강' 안세영은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온 뒤 "올해 국제대회에서 단 한 번만 졌다. 그 한 번이 너무 아쉬워서 더 이를 악물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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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사진= 뉴스핌 DB] |
안세영은 전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1000 인도네시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세계 2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1게임을 13-21로 내주고 2게임에서도 9-17까지 밀리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특유의 집중력과 승부사 기질로 2게임을 21-19로 뒤집고, 3게임도 21-15로 가져오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코치님이 '스스로를 믿고 포기하지 말라'고 하신 말씀이 큰 힘이 됐어요. 그 말을 되새기며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봤고, 그러다 보니 상대가 흔들리기 시작했죠."
안세영은 경기 중 흐름이 전환된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12-17 상황에서 상대가 당황한 게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제 경기를 할 수 있었고, 저도 점점 자신감이 붙었죠."
올해 초부터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마스터스, 전영오픈까지 4연속 우승으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안세영은 지난달 말 싱가포르오픈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패하며 주춤했다. 그때의 아쉬움이 이번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땐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진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이번 대회에선 '지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 한 게임만이라도 따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죠. 졌을 때는 정말 답답했지만, 많은 분들의 조언 덕분에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현재 안세영은 세계 각국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상대는 많고, 나는 한 명뿐이라 체력과 전략의 한계가 있지만, 이제는 어떻게 훈련하고 어떤 경기를 해야 할지 더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경기 외적으로는 '영어 공부'도 빼놓지 않고 있다. "해외 선수들이 영어로 말을 많이 걸어요. 아직 유창하지 않아 당황할 때가 많은데, 그래서 운동처럼 꾸준히 새벽마다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안세영. 그녀의 다음 목표는 '절대 지지 않는 선수'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제 시작이에요. 앞으로도 매 경기, 지지 않는 선수가 되기 위해 제 한계를 넘어설 겁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