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3-10-10 15:16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동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국민 편에 서겠다는 공식 입장을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언론 사우디통신(SPA)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통화에서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아울러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미국이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슬람을 국교로 둔 사우디 등 아랍권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1948년부터 공개적으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해 왔다.
빈 살만 왕세자의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은 지난달에도 나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팔레스타인 문제가 사우디에 중요하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중동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이란이 하마스 공격을 지원하고 있단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이스라엘 공격 계획을 논의하는 등 사실상 이번 전쟁의 배후라며 이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 관계 정상화 추진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지난 8일 전했다.
사우디가 이스라엘이 아닌 최대 적국인 이란과 함께 팔레스타인 편에 서면서 중동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