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2-10-10 10:07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의 북한 비핵화 설득 캠페인은 실패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 커지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4일 동해 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미국과 한국이 맞대응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규탄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한미일에서 나오는 일련의 반응들은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저지할 아이디어나 옵션이 바닥나고 있다는 현실을 숨기려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앙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정책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비핵화에 대한 고집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웃음거리가 됐다"고 꼬집었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시험하면 우리는 반응한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면서 "북한은 이미 승리한 것이며, 쓰디쓴 현실이지만 언젠가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타운은 이어 "한국을 포함한 모두가 부장을 강화하고 있는데 북한이 비핵화를 고려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 관계가 개선되고 지정학 긴장도 긍정적으로 변화하면 그때 핵개발 프로그램에 관한 논의를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려면 멀었다"고 말했다.
대북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정책을 추구하는 한 북한은 결코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에 대한 제한을 고려하도록 설득할 유일한 방법은 그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대가를 지급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채드 오캐롤 코리아리스크그룹 대표는 "대부분의 북한 관련 고위 미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언급만 하지 않을 뿐이지 북한 비핵화가 결코 성공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미국이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이 북한의 무기는 더 크고 정교해질 것이라면서, 현실 인정이 오래 걸릴수록 결국은 추후 협상 테이블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대가도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