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9-15 12:00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국내기업 성장성이 6분기 연속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부진과 저(低)유가가 겹치면서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외감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10.1%를 기록했다. 전분기(-1.9%)에 비해 하락폭이 큰 폭 확대된 것은 물론 2015년 통계 작성 이후로 가장 큰 낙폭이다.
매출액 증가율은 2019년 1분기 부터 6분기 연속 내림세다. 이처럼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된 건 지난 2015년 1분기~2016년 3분기(2015년 4분기 통계 작성 안함) 6분기 연속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김대진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기업경영 악화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이 크다고 봐야한다. 뿐만 아니라 저유가, 자동차 수요부진 영향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지난 분기 -1.9%에서 -12.7%를 크게 둔화됐다. 특히 석유화학(-5.2%→-26.8%)은 저유가 타격을 받았고 운송장비(-3.5%→-17.3%)는 자동차 수요부진 탓에 부진을 보였다. 반도체를 포함한 기계 전기전자는 1.8%에서 -1.0%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전년동기대비 11.3% 하락했다. 이는 지난 분기 -1.9%와 비교해 크게 확대됐다. 구체적으로는 제조업은 -13.9%로 비제조업(-7.6%)와 비교해 하락폭이 더 컸다.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 역시 2분기중 4.9% 내리며 전분기(-1.8%) 보다 둔화됐다.
부채를 포함한 총자산증가율은 전기대비 1.1%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0.2%)에 비해 성장폭을 키웠다. 김 팀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회사채를 많이 발행하면서 총자산 증가율이 전년대비 상승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제조업(0.3%→1.1%), 비제조업(0.1%→1.1%) 모두 상승했다. 한편, 기업 규모별로 보았을 때 대기업(-0.3%→0.8%)은 플러스 전환한 반면 중소기업(2.6%→2.5%)은 하락했다.
기업 수익성도 지난해 동기 대비 둔화됐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 5.3%로 지난분기(5.5%)에 비해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5.4%에서 5.2%로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5.7%에서 5.3%로 하락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5.2%에서 5.3% 상승했다.
김 팀장은 "제조업 중 기계 전기전자는 반도체 가격이 올라가면서 매출이익이 올랐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정보통신이 코로나 영향으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이익이 올랐다. 판감비, 관리비, 광고비 등 비용이 준 것도 영업이익률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5.2%→5.1%)과 중소기업(6.8%→6.1%) 모두 하락했다.
기업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부채비율(88.2% → 87.0%)은 주요기업들의 배당급 지급 등으로 하락했으나 차입금의존도(25.3% → 25.6%)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상하위 기업간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분위수 통계에서 1분위 기업의 매출액증감률과 3분위 기업의 증감률은 1분기 30.5에서 2분기 38.3까지 벌어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도 12.8에서 14.4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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