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11-19 08:00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홍콩 이공대를 요새로 만들고 경찰과 대립 중인 강경 시위대가 궁지에 몰렸다. 경찰은 대학 캠퍼스를 포위한 상태여서 시위대는 탈출이 어려운데다가 걸리면 최소 징역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이공대 점거 시위대와 경찰 간의 대립은 이날 새벽에도 이어졌다.
약 40명의 부상한 시위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캠퍼스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치료 후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라도 항복해 학교 밖으로 나온 시위대는 관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학내에 계속 점거하는 시위대는 잡힐 시 법에서 정한 형량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최소 징역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익명의 한 20세 이공대 점거 시위자는 지난 17일 밤 SCMP 취재 기자에게 "나는 내 안전이 우려되지만 현재로서는 나갈 방도가 없다. 나는 끝까지 남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의 전날 학내 진입 작전으로 약 100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취재진과 의료 봉사자들이 탈출했다. 당시 경찰은 "시위대를 도왔다"는 이유로 일부를 체포했고 홍콩기자협회에서 이의를 제기하자 이들은 곧 풀려났다.
홍콩 경찰은 이공대에 남은 취재진과 의료 자원봉사자들이 자신들의 신원을 인증할 라이선스가 없으면 여차없이 체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밤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찰의 시위대 진압으로 최소 400명이 체포됐다. 지난 6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대규모 시위 이래 붙잡힌 총 4500명의 약 10분의 1이다.
홍콩 언론들은 아직까지 수백명의 시위대가 이공대 캠퍼스를 점거 중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공대는 시위대의 최후의 요새다. 대학생 주축의 시위대는 지난주 홍콩 중문대와 침례대, 시립대를 점거했지만 경찰 진압으로 모두 철수한 상태다.
시위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지는 미지수다. SCMP가 전날 보도한 바에 따르면 캠퍼스를 점거 중인 이공대 동문 찬 씨는 "현재 절반은 이곳을 떠나고 싶어하고 절반 가량은 남겠다고 한다"며 "우리는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떠나거나 남아 있거나 체포될 것은 뻔하다. 우리는 그저 시간을 벌 뿐"이라고 전했다.
식료품은 고갈되어 가고 경찰에 대항할 무기도 재료가 부족해 만들지 못하는 실정이다. 마스크를 쓴 한 시위자는 18일 오전 SCMP에 "우리 모두 다 지쳤다. 재료도 떨어지고 있어 지금 절박한 상태"라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