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07-01 16:40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홍콩에서 주권 반환 22주년 기념일을 맞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1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안'에 분노한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국회) 건물을 습격하려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는 철제 장애물과 나무판자로 도로를 점거한 뒤 금속 카트와 장대를 이용해 입법회 건물의 창문을 부수는 등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100여명의 경찰이 곤봉을 들고 진압을 시도하면서 시위대 일부가 바닥에 쓰러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후추 스프레이를 발사하는 등 시위 현장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인 7월 1일은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지 22주년이 되는 날이다. 홍콩 정부는 이때 맞춰 매년 주권반환 행사를 치르고 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도 매년 열린다. 하지만 이번 시위는 정부의 송환법안에 분노한 민심과 맞물려 격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16일에는 관련 시위에 약 200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의 50만명을 넘어섰다. 시민들은 법안의 완전 철폐와 법안을 추진한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임을 촉구했다. 그러나 람 행정장관은 법안 추진 연기 의사만 밝혔을 뿐, 시민들이 요구한 사임과 법안 철폐는 끝까지 거부했다.
시위가 격화 움직임을 보이자 홍콩 정부는 이날 주권반환 행사를 이례적으로 실내 행사로 대체했다. 통상 이 행사는 시민들의 참여 속에 야외에서 치러졌지만, 이번 행사는 삼엄한 경찰 경비 속에 실내 행사로 열렸다.
UPI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이날 오전 홍콩 컨벤션&전시센터(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er)에서 홍콩 정치인, 재계 인사, 중국 정부 대표단 등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홍콩 주권반환 22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람 행정장관은 기념사에서 송환법안 반대 여론과 관련, "최근 수 개월동안 일어난 사건은 대중과 정부 사이 논란과 분쟁을 불러왔다"면서 "이는 내가 정치인으로서 대중의 정서를 정확하게 스스로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해줬다"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