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승우 기자 = 애플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가 높은 초기 수요에 힘입어 출하 목표를 40% 넘게 늘리면서, 패널을 단독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에 1조원대 추가 매출 기회가 열렸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장기적인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힌지 불량과 낮은 조립 수율로 버려지는 패널의 손실을 누가 떠안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고, 불량 논란이 길어지면 판매 자체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폭스콘과 부품 공급사에 아이폰 듀오의 향후 12개월 출하 목표를 기존 970만대에서 1400만대로 44% 상향하도록 요청했다. 아이폰 듀오의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전량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주문 물량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향에 수요 호조뿐 아니라 조립 불량에 대비한 부품 확보 물량도 섞여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아산 A3 공장 내 애플 전용 6세대 라인에서 전량 생산하는 폴더블 OLED 패널 가격은 장당 약 250달러(약 33만원)로 추정된다. 가격과 증산 추정치를 단순 적용하면 출하 목표 상향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듀오 관련 매출 규모는 약 3조2100억원에서 4조6300억원으로 1조4200억원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힌지의 불량 문제가 애플의 출하 목표 상향의 원인으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매출 증대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뒤따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시 초기 기대 이상의 수요와 불량 발생을 대비한 출하량 증가 효과는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며 "불량 논란이 길어져 소비자가 등을 돌리면 주문 자체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인기와 힌지 불량, 증산 '두 얼굴'
애플이 출하 목표를 올린 배경에는 예상을 웃돈 수요가 있다. 지난 16일 사전예약 직후 미국과 한국 모두 공식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고, 미국 애플 온라인스토어의 평균 배송 대기는 92일에 달한다. 애플도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배경으로 힌지 문제를 꼽는다. 100개가 넘는 부품으로 구성된 듀오의 힌지는 조립 난도가 높아, 9월 폭스콘의 최종 조립 수율이 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긴 배송 대기에 낮은 생산 수율이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출하량을 600만~700만대로 전망했다. 한국에 배정된 초기 물량도 3만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이후에는 호주·미국·중국 등에서 사용 몇 시간 만에 힌지를 따라 내부 화면이 깨졌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수리업체 아이픽스잇은 분해 분석에서 손상 원인으로 화면 자체보다 힌지의 곡선 레일 구조를 지목했고, 파손 기기를 분해한 한 유튜버는 균열 시작 지점에서 부러진 힌지 부품을 발견했다. 애플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부품 주문을 늘리는 요인이 된다고 본다. 불량이 접수되면 세트사가 시료를 회수해 원인을 분석하는데, 개선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 생산 차질에 대비해 부품을 넉넉히 확보하는 차원이다.
힌지는 애플이 자체 설계하고 폭스콘·대만 신주싱 합작사와 미국 암페놀이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의 원인으로 힌지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단 화면 결함 논란에서 비켜서 있다.
◆ 늘어난 주문, 그대로 매출될까…손실 분담·판매 위축 변수
힌지 불량은 단기적으로 패널 수요를 더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폴더블폰은 패널을 힌지·프레임과 결합하는 구조라, 조립 단계에서 힌지 불량이 나오면 이미 부착된 패널도 함께 폐기될 수 있다. 얇은 폴더블 패널이 접착돼 있어 떼어내 다시 쓰기 어렵다. 조립 수율이 낮을수록 양품 한 대를 만드는 데 더 많은 패널이 소요되는 구조다. 출시 후 파손으로 제품을 교환해주는 과정에서도 패널이 추가로 들어간다.
다만 늘어난 주문이 그대로 매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조립 수율이 곧 폐기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출하 목표 상향이 패널 납품량 증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또 실제로 폐기되는 패널의 비용을 애플과 조립사, 부품사 중 누가 얼마나 부담하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통상 조립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은 조립사가, 부품 자체 결함은 해당 부품사가 책임진다. 완제품 출고 이후 불량은 애플이 우선 책임지되 특정 부품이 원인으로 밝혀지면 부품사에 비용을 청구하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화면 파손과 관련해 패널과 관련해서 삼성디스플레이 측에 애플의 개선 요청 등은 아직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손실 분담은 계약과 협상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애플이 협력사 간 경쟁을 통해 부품 가격을 관리해온 만큼, 향후 단가 협상 등에서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패널 업계에서는 불량 문제 대응을 위한 부품 납품량 증가 효과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조립 수율이 안정되고 밀린 주문이 해소되면 불량 대비 물량은 빠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불량 논란이 길어져 소비자가 등을 돌리면 주문 자체가 꺾일 수 있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관건은 힌지 문제가 해소된 뒤에도 아이폰 듀오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유지될지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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