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이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상고 방침을 밝혔다.
박노수 특검보는 23일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의 항소심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많이 실망스러운 판결"이라며 "상고해서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 씨도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에 관한 직접 증거가 명태균 씨 진술뿐이라고 봤다. 그 진술을 전체적으로 믿기 어렵고, 일부만 믿을 근거나 이를 뒷받침할 다른 증거도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박 특검보는 이 같은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재판부는 명태균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주로 판단했는데, 저희는 명태균 진술만 믿고 기소한 게 아니다"라며 "명태균 진술 중 믿지 못할 부분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들이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오세훈 캠프 구성원이 캠프에서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가 좋지 않아 "난리가 났다"고 지인과 나눈 대화 ▲김한정 씨가 오세훈 캠프 측 권유로 명태균 씨를 처음 만났다고 인정한 강혜경 씨와의 대화 ▲오 시장 측이 보낸 변호사의 면담 메모 등이다.
박 특검보는 "그런 결정적인 증거들에 대해 재판부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재판부가 그 증거 가치를 어떻게 평가해 무죄 결론에 이르렀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소심에서 새로 탄핵증거로 채택된 김한정 씨와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파일도 문제 삼았다. 이 파일에는 명태균 씨가 김한정 씨에게 "오세훈이는 몰라요. 모르고 걱정하지 마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오 시장 측이 유리한 증거로 내세워 왔다.
박 특검보는 "김한정이 항소심에 와서 새로 발견한 게 아니라 원래 갖고 있었는데, 불리한 내용이 많아 내지 않다가 마치 새로 발견한 듯 주장하며 낸 파일"이라며 "재판부를 속이면서 내는 증거라 채택하면 안 된다고 했지만 채택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화 내용 중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일부만 취사선택해 무죄 근거로 삼은 것 같다"며 "이 부분도 대법원에 상고해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 10건을 의뢰하고, 비용 3300만원을 후원자인 김한정 씨에게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 중 5건과 2100만원 대납을 유죄로 보고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는다. 특검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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